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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빅3 제치고 보험금 지급속도 1위` 유쾌한 반란…처브생명 알버트 김은 누구?
입력 2020-12-12 09:59  | 수정 2020-12-12 10:10
처브생명 알버트 김 대표이사 사장. [사진 제공 = 처브생명]

삼성생명, 한화생명, 교보생명 등 이른바 생명보험업계 빅3를 제치고 유쾌한 반란을 일으키고 있는 곳이 있어 주목 받고 있다. 작지만 강한 조직으로 변화하고 있는 미국계 보험회사인 처브생명보험(처브라이프생명) 국내 법인이 그곳이다. 재미교포 알버트 김 대표이사 사장이 지난해 이맘때 처브생명으로 자리를 옮기면서 조용한 변화을 이끌어 내고 있는 것. 작은 보험사지만 '보험금 지급속도 1위'라는 성과를 내며 '나비효과'를 업계에 유발시킬지 관심이 모아진다.
코로나19 상황으로 11일 서면 인터뷰를 통해 만난 알버트 김 처브생명 사장은 이색 경력의 소유자다. 프로필을 보면 휴대폰 판매 경험이 가장 먼저 눈에 띈다. 알버트 김 사장은 미국에서 대학 졸업 후 휴대폰 관련 무역업을 시작했다. 휴대폰이 세상에 처음 나왔을 때인데, 당시 한국에서 인기 브랜드의 독점 판매 대리권을 획득해 승승장구했다. 이때만 해도 보험을 하게 될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렇게 잘 나가는 듯 싶었으나 거래처 제휴가 중단되는 위기를 맞으며 회사는 휘청였다. 알버트 김 사장은 당시를 이렇게 들려줬다.
"판로가 막혀 직접 휴대폰 제작까지 도전했어요. 오죽했으면 이렇게 했을까요. 그러나 생각보다 벽이 높았습니다. 결국 휴대폰 사업은 포기했어요. 그리고 미국 배우들의 에이전트 일을 해보기로 했는데, 이마저도 녹록지 않았죠. 변호사 자격증이 필요했기 때문에 추진이 어려웠습니다."
인생은 세옹지마라 했던가. 전화위복의 계기는 머지 않아 찾아왔다.

"그러다 주위에서 잘하는 생명보험 설계사를 보고 이 일을 시작하게 됐어요. 보험영업은 참 솔직하다고 봅니다. 일하는 만큼 보상을 받기 때문이죠. 보험영업은 배려하는 마음이 핵심입니다. 내 재산처럼 고객님의 재무설계와 재정관리를 잘 해드리면 자연스럽게 소득이 나오는 일이죠. 이런 매력 때문에 이 일을 계속 해온 것 같아요."
알버트 김 사장은 말단 보험설계사부터 시작해 26년 경력의 보험 전문가로 현재의 입지를 다졌다. 그는 미국 캘리포니아 주립대에서 경제학과 경영학을 전공했고, 프랑스계 보험그룹인 악사와 독일계 생명보험회사인 알리안츠 등 한국과 미국 보험업계를 두루 경험한 '보험통'이다. 지난해 말 처브생명으로 오기 직전 몇년은 AIG코리아에서 영업·경영기획 총괄 부사장을, 알리안츠생명(현 ABL생명)에서는 전략기획 총괄 임원을 지냈다. 그와 함께 일해 본 보험업계 관계자는 "온화한 성품에 소통을 중시해 직원들 사이에서 평이 좋았다"고 전했다.
다음은 알버트 김 처브생명 사장과 일문일답.
-보험금 지급속도가 업계 1위다
"보험사는 고객이 어려울 때 제 역할을 합니다. 힘든 상황에 있는 고객에게 더 도움이 되고자 처브생명은 1일 이내 보험금 지급율을 99% 가까이 유지하고 있습니다. 이는 보험금 청구와 동시에 지급 가능여부를 확인할 수 있는 보험금 측정 체계를 자체적으로 구축했기에 가능했습니다. 보험금 청구가 발생하면 해당 시스템을 통해 지급 가능여부가 자동으로 결정되고 신속하게 보험금을 지급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1초 청구'라는 시스템 구축을 통해 일정 조건의 치아보험금 청구에 대해서는 사이버센터에 보험금 청구가 접수되는 것과 동시에 지급이 이뤄질 수 있도록 해 고객의 편의를 높였습니다."
-취임 후 영업채널의 질적 성장이 두드러진다
"오늘의 처브생명이 예전에 비해 어떻게 변했는지는 우리 직원들에게 물어봐야 더 정확할 것 같지만, 제가 느끼기에는 임직원 전체가 회사의 현재 상황과 목표를 더욱 명확하게 인지하고 모두 한 방향을 바라보며 함께 가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이런 변화는 우리 자신을 먼저 들여다보는 것에서부터 시작했습니다. 우리가 왜 존재하는지, 우리의 사회적 역할이 무엇인지, 우리는 차별화된 고객의 가치를 어떻게 구현하고 있으며, 우리의 장단점이 무엇이고, 우리가 더 잘 할 수 있는 것이 어떤 것인지 등을 명확하게 파악하고자 집중했습니다. 그 결과로 항상 더 효율적인 방법과 개선점을 찾고자 노력하는 조직이 됐고 우리가 잘 할 수 있는 일에 더욱 집중하게 됐습니다. 영업채널의 질적 성장과 사내문화 개선은 이런 변화들이 만들어낸 결과물이라 생각합니다."
-사내소통 문화도 변화가 보인다
"무엇보다 많은 노력을 기울인 것이 '소통'입니다. 저는 공동체가 서로에 대한 믿음을 갖고 있을 때 함께 앞으로 나아갈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서로의 신뢰를 위해 필요한 것은 바로, 그리고 자주, 투명하게 소통해 적기에 필요한 정보를 나누는 것이라고 봅니다. 앞으로도 단기의 목적을 위해 혼자 달려가기보다 한 팀으로 멀리 내다보고 함께 갈 것입니다."
-작은 조직인 대신 유연성 등 강점이 많을 것 같다
"처브생명은 작은 조직이지만 강점이 많습니다. 무엇보다 신속하게 소통하고 움직이고 결정합니다. 우리는 회복이 가능한 사안은 70%정도의 확신만 들어도 바로 의사결정을 내리고 실행합니다. 특히 그것이 고객에게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더욱 그렇습니다. 조직이 작은만큼 서로에 대한 이해나 배려가 깊습니다. 또, 긴밀하고 투명하게 소통합니다. 이런 적극적인 소통은 저희를 더욱 민첩하게 움직이게 하고 변화에도 적극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해 줍니다. '작지만 강한 조직'이 현재의 처브생명이며, 앞으로도 친밀하고 빠르며 단단한 조직으로 성장할 것입니다."
-성공한 회사의 성공한 임원인데 왜 처브생명을 선택했나
"26년간 보험업계에 종사하면서 처브그룹의 혁신성과 전문성, 이곳에서 일하는 사람들의 헌신에 대해 높이 평가해 왔습니다. 한국 처브생명 앞에는 여러 도전과제가 있지만 새로운 변화와 성장 기회를 만들 수 있다는 커다란 기대감이 있습니다. 보험은 사람이 중심인 비즈니스입니다. 저는 처브생명이 최고의 인재들을 보유하고 있다고 믿기 때문에 비즈니스를 성장시킬 충분한 기반을 갖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생각은 지난 1년간 우리 처브생명의 직원들과 함께 하며 더욱 강한 확신으로 바뀌었습니다."
-코로나19 상황이 거의 1년째다. 포스트 코로나 시대 대응은 어떻게
"코로나19 상황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앞으로 처브생명의 경쟁력을 어떻게 확보해야 할까요. 포스트 코로나 전략을 준비 중이시라면 공유 부탁드립니다. 제 삶의 모토가 '인생은 내게 벌어진 일 10%와 그 일에 대해 내가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가 90%이다'라는 것입니다. 코로나19라는 누구도 예상하지 못했고 피해갈 수 없는 상황은 이미 벌어진 일이니 이에 어떻게 대처해 나가는가가 결과의 90%를 차지한다고 생각합니다. 우선, 처브 글로벌의 강한 브랜드와 재정력 아래에서 처브생명의 경쟁력 높은 신상품을 개발하는 것에 주력할 것입니다. 이와 함께 전속과 독립대리접(GA) 채널 외에 텔레마케팅(TM) 그리고 온라인보험 등 다양한 채널 운영을 통해 다각적인 방법으로 다양한 고객층에 알맞는 맞춤 상품과 가치, 그리고 서비스를 제공할 것입니다. 저는 우리 직원들에게 'Think Small, Act Small'하자고 제안합니다. 이것은 작은 일부터 정성스럽고 세심하게 생각하며 행동하자는 것입니다. 개인화된 서비스를 고객들에게 민첩하게 제공하고 비즈니스 파트너들과는 더욱 개인적인 신뢰 관계를 유지하며, 우리 임직원들 또한 서로 긴밀하게 협조하며 일해 나갈 수 있기 때문입니다."
-끝으로 하고 전하고 싶은 말은
"'모든 사람들이 일하고 싶어하는 회사'를 만드는 것이 제 중요한 목표 중 하나입니다. 보험은 사람 비지니스입니다. 우리는 사람을 통해 사람에게 서비스를 제공합니다. 앞으로도 처브생명의 가장 큰 경쟁력은 우리의 '사람'일 것입니다. 모두가 어려운 시기를 지나가고 있지만 우리 처브생명의 팀원들과 함께 한마음으로 움직인다면 이 상황을 딛고 새로운 기회들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 믿습니다."
[전종헌 기자 cap@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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