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철거 막겠다며 굴착기·소방차중장비 산 사랑제일교회…장기대치 가나
입력 2020-12-12 08:59 
사랑제일교회 안에 배치된 굴착기[촬영 정성조]

철거 보상금과 '대토'(기존 토지 소유자에게 재개발 사업으로 조성한 토지를 제공하는 보상 방식) 등 문제를 놓고 조합과 대립 중인 서울 성북구 사랑제일교회가 명도집행에 따른 철거 조치를 막기 위해 최근 중장비들을 사들인 것으로 확인됐다.
12일 연합뉴스 취재에 따르면 사랑제일교회 측은 지난 달 명도집행 시도 후 굴착기 2대와 소방차 1대 등을 매입했다. 소방차에는 40m가량 연장 가능한 사다리가 장착된 것으로 알려졌다.
한 교회 관계자는 "용역이 중장비를 쓰니 우리도 인명피해를 막기 위해 배치했다"고 주장했다.
교회는 명도집행이 시도되면 굴착기를 길목에 세워 집행인력의 진입을 막을 계획이다. 소방차 역시 고공에서 물을 뿌리는 등 시위 장비로 쓰일 것으로 보인다.

지난달 26일 3차 명도집행 당시 법원 집행인력 570여명과 굴착기 등이 현장에 투입됐으나 교회 측의 거센 저항에 부딪혀 내부 진입에 실패했다.
경찰은 대치가 벌어지는 동안 교회 측이 화염병 등 인화물질을 사용했으며 집행인력 일부도 폭력행위에 가담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재개발조합은 동절기인 내년 2월까지는 안전상 이유로 명도집행을 재개하기 어렵다고 밝혔지만, 교회 측은 "믿을 수 없다"며 맞서고 있다.
사랑제일교회 신도들은 최근 재개발조합장 자택 앞과 명도집행을 담당하는 서울북부지법 인근 등에서 항의 집회를 이어가고 있다.
교회는 지난 10일 전광훈 목사 명의로 발표한 입장문에서 교회 재건축과 건축 기간 중 예배당으로 쓸 대체시설 마련, 교회가 구청에 낸 재개발 지연 관련 비용 보상 등을 요구하며 "사랑제일교회를 반드시 지켜낼 것이며 최후의 한 사람까지 순교를 각오하고 투쟁하겠다"고 말했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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