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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첫방] ‘허쉬’ 생존과 양심 그 딜레마…직딩들의 웃픈 공감
입력 2020-12-12 07:51  | 수정 2020-12-12 09:32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진향희 기자]
황정민의 8년 만 드라마 복귀작인 ‘허쉬가 베일을 벗은 가운데, 전국 3.4%, 수도권 4.1%(닐슨코리아, 유료가구 기준) 시청률로 시작했다.
11일 첫 방송된 JTBC 새 금토드라마 ‘허쉬(연출 최규식, 극본 김정민, 제작 키이스트·JTBC 스튜디오)는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평범한 직장인 기자들, 생존과 양심 그 딜레마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고 흔들리는 그들의 이야기를 유쾌하면서도 다이내믹하게 풀어냈다.
후배에 밀려 디지털뉴스국으로 오게 된 베테랑 기자들의 사연은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였다.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이들의 고군분투는 세상 모든 가치 중에 먹고사는 문제보다 소중한 것은 없다는 현실을 꼬집으며 직장인들의 공감을 불러모았다. 또, 생존과 양심, 현실과 이상의 경계에서 끊임없이 부딪히고 흔들리는 기자들의 ‘단짠 일상은 우리네 직딩들의 현실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오랜만에 TV 드라마에서 본 황정민(한준혁)은 역시나였다. 기대와 관심에 부응할 만한 흡인력 있는 연기를 선보이며 캐릭터의 매력을 살렸다. 임윤아는 진짜 인턴기자 같았다. 인턴 면접장에서 펜은 총보다 강하지만,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발언으로 강렬한 인상을 준 ‘돌직구 매력의 소유자지만, 가슴 한구석에 응어리진 무언가를 안고 살아가는 인물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이날 1회 방송은 ‘밥이라는 부제로 문을 열었다. 매일한국 인턴 면접 장면과 피도 눈물도 없는 인사, ‘고인물 기자 한준혁(황정민 분)과 ‘청정수 인턴 이지수(임윤아 분), 오수연(경수진 분)의 첫 만남이 그려졌다.
매일한국의 유배지라 불리는 디지털 뉴스부. 엄성한(박호산 분) 부장의 지령에 맞춰 ‘복붙(복사하기·붙여넣기) 스킬을 발휘하며 가열차게 하루를 시작, ‘댓글과 ‘좋아요로 하루를 냉혹하게 반성하라는 잔소리에 이어진 회식 공격은 현실적이기 그지없다.
정세준(김원해 분) 차장은 오랫동안 몸담았던 정치부를 떠나 매일한국의 공식 유배지이인 디지털뉴스부로 좌천됐다. 국장이 건네는 위로의 건배사도 소용 없었다. 저널리스트가 아닌 제너럴리스트가 돼라”는 그의 영혼 없는 뻔한 연설에, 나는 너무 너절한 너절리스트”라며 회식 자리를 발칵 뒤집어놓았다. 그의 술주정은 웃프기까지 했다.
무엇보다 열정 만렙 기자에서 매일한국의 공식 제목 낚시꾼으로 전락한 한준혁(황정민)의 숨겨진 사연에 궁금증이 더했다. 한준혁과 이지수 사이에는 첫 면담부터 미묘한 불꽃이 튀었다.
한준혁은 밥은 펜보다 강하다”는 소신 발언으로 면접장을 발칵 뒤집었다는 이지수에게 그런 말을 하고도 졸업 첫해에 인턴 합격했으면, 금수저? 황금빽?”이라는 농담으로 그의 심기를 건드렸다.
인턴 경력도 빼곡하고 능력도 좋지만, 출신 대학 한 줄이 못내 마음에 걸리는 오수연의 이력서에는 씁쓸함을 감추지 못했다. 하지만 누구보다 잘 아는 건 바로 오수연 자신이었다. 답답한 현실과 막막한 앞날에 눈물 흘리는 그에게 한준혁은 꺾이지 마라” 다독이면서도 그리 편치만은 않았다.
한준혁은 매일한국 인턴으로 합격한 이지수. 한준혁이 디지털 뉴스부 교육 담당으로 나서 기사? 기사는 기자가 쓰는 거지 내가 무슨”이라고 당당히 말하는 인물.
인턴들에게 기사를 자극적으로 쓰는 방법을 가르치고, 손수 시범도 보였다. 이 모습을 본 이지수는 제목 낚시의 달인, 전설의 기레기”라고 생각했다.
한준혁과 국장 나성원(손병호 분)의 악연도 밝혀졌다.
한준혁이 처음부터 기레기였던 건 아니었다. 그에게도 가짜 뉴스에 분노하던 시절이 있었다. 한준혁은 죄 없는 지인 이용민 PD의 가짜 뉴스를 낸 나성원을 원망했고, 나성원은 우리만 모른 척 입 다물면 모른다”고 했다.
나성원은 시간이 흐르면 언제고 덮일 기사라는 말로 죄책감을 지우려 애썼다. 하지만 이용민 PD는 오명에 괴로워 하다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바로 이용민 PD의 딸이 이지수였다. 이지수 손에 들린 휴대폰 속, 기사 바이라인에 적힌 ‘한준혁이라는 이름 세 글자는 두 사람의 악연을 예고하며 궁금증을 높였다.
그 날 한준혁은 열리지 않는 15층 편집국 문에 기대어 오열했고, 아빠를 잃은 이지수는 망연자실한 표정으로 장례식장에서 눈물을 삼키며 밥을 먹었다.
끝을 볼 용기가 없다면 감히 손을 뻗어서도 안 된다. 눈물은 아래로 떨어져도 숟가락은 위로 올라가야 하니까”라는 한준혁의 내레이션은 두 사람이 얽힌 악연에 대한 궁금증을 불러모으며 다음 회를 기대하게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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