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文 "임기내 탄소중립 사회 기틀 마련"…"親탄소중립 재정프로그램 구축"
입력 2020-12-10 20:02  | 수정 2020-12-17 20:06

문재인 대통령이 10일 전국 생중계 방송을 통해 2050년 탄소중립 비전을 밝히며 기후변화 대응에 본격적인 시동을 걸었다. 앞서 지난 10월 국회 시정연설을 통해 처음 탄소중립 의지를 내비친데 이어 이날 국민들에게 탄소중립 사회 전환의 필요성을 구체적으로 밝힌 것이다.
이날 문대통령은 "200년이나 늦게 시작한 산업화에 비하면 비교적 동등한 선상에서 출발하는 탄소중립은 우리나라가 선도국가로 도약할 기회"라며 "임기내에 확고한 탄소중립 사회의 기틀을 다지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050년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 탄소중립 친화적 재정프로그램을 구축하고 녹색금융과 펀드 활성화에도 적극 나설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정부는 탄소세 도입과 기후변화 대응 기금 마련 등의 구체적 대응방안을 발표한바 있다.
문대통령은 "2050 탄소중립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는 기술 발전이 가장 중요하고 기술발전으로 에너지전환 비용을 낮춰야 한다"며 "우리 정부에서 기틀을 세울 수 있도록 기술개발을 확대하고 연구개발 지원을 대폭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문대통령은 이를 통해 △재생에너지 중심으로 에너지 주공급원 전환 △순환경제 활성화 및 저탄소산업 생태계 조성 △지역주도 녹색산업 육성 등의 정부 정책 방향을 제시했다. 지난 7월 문대통령은 임기말 최대 역점사업으로 그린뉴딜을 한축으로 하는 한국판뉴딜을 발표한데 이어 최근 기후변화 대응에 드라이브를 걸고 있는 미국 조 바이든 정부 출범으로 탄소중립 달성에 더욱 총력전을 펴고 있다. 문대통령은 "이미 EU를 시작으로 주요국들은 탄소 국경세 도입을 기정사실화하고 있다"며 "친환경 기업 위주로 거래와 투자를 제한하는 등 국제 경제 규제와 무역환경도 급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제조업의 비중이 높고 철강, 석유화학을 비롯한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많은 한국 산업구조로는 한계가 많은게 현실이다. 문대통령은 "탄소중립은 어려운 과제이지만 피할 수 없는 과제"라며 "K-방역은 세계의 표준이 되었고 2050 탄소중립 비전 역시 국민의 작은 실천과 함께하면서 또다시 세계의 모범을 만들어 낼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날 문대통령은 탄소중립 필요성에 대한 인식을 제고하기 위해 폐플라스틱 등을 활용한 친환경 원단으로 제작한 넥타이를 착용했다. 연설이 진행되는 동안 집무실 책상에는 환경위기 시각이 오후 9시 47분을 나타내는 탁상시계가 놓였다. 환경위기 시각은 일본 아사히글라스재단이 지구촌의 환경위기 수준을 쉽게 알아볼 수 있도록 하고자 고안한 것으로 환경위기 위험도가 커질수록 12시에 가까워진다. 문 대통령의 연설이 끝난뒤에는 고(故) 신해철 씨가 작사·작곡한 '더 늦기 전에'를 편곡한 곡이 담긴 뮤직비디오도 상영됐다. 지구환경의 미래를 생각하자는 내용을 담은 '더 늦기 전에'는 1992년 국내 최초 환경 콘서트 '내일은 늦으리' 주제곡이기도 하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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