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토지임대부 예고 `로또분양 끊길라`
입력 2020-12-10 17:00 
고덕강일 힐스테이트 리슈빌 조감도 [사진 제공 = 현대건설]

"도대체 언제 분양하나요. 모집공고문 나오길 기다리고 있는데 자꾸 연기되네요. "
10일 '고덕강일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을 기다리던 주부 박모씨는 "가뜩이나 수도권에 청약이 없는데 예정됐던 곳마저 소식이 없으니 불안하다"고 토로했다.
수도권 공급 물량이 대폭 줄며 청약 실수요자들 한숨도 커지고 있다. 분양가상한제가 본격 시행되면서 청약을 예정했던 단지들도 일정을 미룬데다, 변창흠 국토부 장관 내정자가 주장한 '토지임대부·환매조건부' 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며 "앞으로 '로또 분양'은 사라진다"는 말이 돌자 청약 실수요자들은 앞으로 '내집 마련' 기회는 영영 사라지나 우려한다.
10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실수요자들 기다리는 수도권 단지 청약이 계속 미뤄지고 있다. 당초 이달 4일 모집공고문이 나올 예정이던 '고덕강일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은 17일로 공고가 미뤄졌다. 판교밸리자이는 당초 10일 모집공고가 예정됐지만 오는 24일로 연기됐다. 연내 분양 예정이던 고덕강일 제일풍경채는 내년 상반기로 연기됐다.
코로나19로 지연된 탓도 있지만 건설업계는 가장 큰 이유로 '분양가 상한제'를 꼽는다. 한 건설업계 관계자는 "터무니없이 시세보다 싸게 분양하라는데 그걸 받아들일 건설사가 어디 있겠냐"고 반문했다. 실제 지난달 청약받은 과천 지식정보타운은 시세의 50% 수준 분양가에 공급되자 세곳 청약에 54만명이나 몰렸다.

이번달 청약 예정인 '고덕강일 힐스테이트 리슈빌 강일'도 시세의 40~60% 가격에 공급될 것이란 기대에 실수요자들이 대기중이다. 현재 강동구청 분양가심사위원회 심사를 마친 상태다. 강동구청 관계자는 "분양가상한제가 적용돼 시세보다 저렴하지만, 사업자와 논의가 필요하다"고 밝혔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정부에서 자꾸 가격을 내리라 압박하는데 누군가 '로또분양'을 받으면 건설사는 이익을 깎고 분양하는 것이라 분양시점을 저울질할 수 밖에 없다"고 했다.
아울러 청약 대기족들은 청약 제도의 큰 변화를 예고한 '토지임대·환매조건부 주택' 도입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지난 9일 토지임대부 주택에 대해 주택 매각시 공공기관에 되팔도록 의무화하는 내용의 주택법 개정안이 국회를 통과했다. 변 내정자가 도입을 강력하게 주장해 온 제도여서 장관 취임후 적극 제도를 도입할 지 관심이다. 토지임대부 주택이란 토지 소유권은 LH를 통해 정부에 넘기고 건물만 팔아 분양가를 낮추는 제도다. 이 주택 수분양자는 건물을 매각할 때 공공기관에 되팔수 있다. 직장인 이모씨는 "청약만 30년 기다렸는데 힘들게 당첨받은 집을 국가와 나눠가지라 하면 그걸 좋다할 사람은 없을 것"이라며 "오랫동안 기다려온 무주택자들이 '내집마련'할 수있도록 공급을 늘려달라"고 호소했다.
[이선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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