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MBN 프레스룸] '보란 듯' 본회의장서 책 읽은 추미애 장관
입력 2020-12-10 14:58  | 수정 2020-12-10 16:10
【 앵커멘트 】
오늘 공수처법 개정안 표결이 예정돼 있죠.
어제는 이를 저지하기 위해 국민의힘은 국회 본회의장에서 무제한 토론, 필리버스터를 진행했습니다.
이 본회의에서 중요한 이슈가 있을 때면 유독 눈에 띄는 행동을 해 이슈가 되는 인물이 있더라고요,
어제는 추미애 장관이 그랬는데 윤지원 기자의 백브리핑에서 뒷얘기 들어봅니다.

【 앵커1 】
윤 기자, 추미애 장관 언제쯤 왔나요?

【 기자 】
네, 어제 오후 3시 시작된 본회의에 국무위원 중 가장 먼저 왔습니다.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징계위를 하루 앞둔 만큼 추 장관의 일거수일투족이 관심이었는데요,

들어가며 발열 체크하는 모습부터 본회의장에서 법사위원, 국회의장과 인사하는 모습 등 온종일 카메라 세례를 받았는데요.

그런데 추 장관, 가방에서 한 권의 책을 꺼내 들며 이목을 집중시켰습니다.

【 앵커2 】
무슨 책이었죠?

【 기자 】
파란 표지에 새겨진 책 제목 바로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입니다.


바로 지난달 출간된 따끈따끈한 신간인데요,

부제는 '검찰 부패를 국민에게 고발하다'로 검사 출신 이연주 변호사가 썼습니다.

이 변호사는 지난 2002년 검사 임용 뒤 약 1년 만에 사표를 내고 줄곧 검찰에 비판적인 목소리를 내왔습니다.

찾아보니, 책 출간 직후 이런 발언도 했더라고요.

『이연주 변호사 sync
출처 : YTN 라디오 '황보선의 출발 새아침'』

【 앵커3 】
이 책, 본회의장에서 읽으려고 가져온 건가요?

【 기자 】
네, 그렇습니다.

오후 9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안에 대한 필리버스터를 시작하자 책을 읽기 시작해 필리버스터가 끝나는 자정까지, 3시간 내내 추 장관은 책에서 눈을 떼지 않았습니다.

연필로 밑줄까지 그어가며 탐독했는데요,

연필로 밑줄 친 부분, 확대해 보니 "특수통 검사들은 총장이 자신의 자리를 지키려 한다며 반역한 것이다"라는 부분입니다.

지난 2012년 있었던 '검찰총장과 대검 중수부장 정면충돌'에 대한 내용으로 보이는데, 당시 검란은 결국 총장의 사퇴로 끝났습니다.


【 앵커4 】
당연히 이 모습 역시 촬영되고 있을 거라는 걸 알고 있었겠죠?

【 기자 】
네, 추 장관은 5선 국회의원이죠, 한마디로 '정치력 만랩'입니다.

국회 사진기자, 영상취재기자들이 쓰는 카메라는 굉장히 고성능으로, 확대를 한다면 찍지 못할 것이 거의 없다는 것 역시 잘 알고 있었겠죠.


【 앵커5 】
그렇다면, 분명 의도가 있었던 거겠네요?

【 기자 】
네, 특히 징계위를 코앞에 둔 상황인 만큼 윤 총장에 대한 의도적인 압박으로 해석되기도 하는데요,

3시간에 걸쳐 보란 듯 이 책을 읽은 추 장관은 필리버스터가 끝나기 6분 전, 본회의장을 나서기도 전에 SNS에 '독후감'도 남겼습니다.


【 앵커6 】
어떤 내용이었죠?

【 기자 】
네, 해당 글을 보시면요,

검사의 직무 관련 범죄를 수사하다 보면 국민과 검찰 둘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놓이는데, 검사들에게 국민보다 조직이 더 중요하다라는 취지의 구절을 인용했습니다.

그리고 "공수처 더 이상 고민할 이유가 없습니다"라고 썼는데요,

결국, 검찰의 제 식구 감싸기를 견제하기 위해 공수처가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한 것입니다.

"조직에 충성한다"고 말한 윤 총장을 저격한 것으로도 보이고요,


【 앵커7 】
추 장관, 일전에도 이렇게 본회의장에서 의도된 것으로 추정되는 장면을 노출한 것이 있었잖아요?

【 기자 】
네, 지난 7월이었죠.

국민의힘이 추 장관에 대한 탄핵소추안을 발의한 날이었는데요,

이때 윤 총장의 배우자 김건희 씨, 장모 등에 관한 자료를 보는 모습도 카메라에 포착됐습니다.

자료에는 '토지 매각 추진 및 대출금에 대한 연체 발생' 등 윤 총장의 가족 관련 사건 내용이 들어 있었습니다.

이를 두고 일부러 노출한 것이라는 분석이 나왔습니다.


【 앵커멘트 】
네, 윤 기자, 수고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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