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물스물] 대학가 확진자 정보공개 잡음 `접촉자 없던 가게명에 신분 공개까지`
입력 2020-12-10 10:41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최근 고려대 밴드 동아리를 비롯해 대학 내 코로나19 확진자가 나오는 상황에서 일부 대학과 학생회 등이 확진자 개인정보를 지나치게 자세히 공개해 잡음이 일고 있다. 방역당국이 공개하지 않는 확진자의 신분이나 접촉자가 없는 방문 가게의 상호 등이 유출되고 있기 때문이다.
고려대 총학생회 비상대책위원회는 지난 7일 페이스북 등을 통해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학내 구성원의 이동 동선을 공개했다. 비대위는 해당 확진자가 지난 5일 오전 11시경 성북구보건소에서 진단검사를 받았고 이후 40분 동안 학교 근처 생필품 판매점 3곳과 편의점 1곳을 방문했다고 밝혔다. 비대위는 이들 가게 4곳의 상호명도 밝혔다.
이 소식이 전해진 7일 당일 고려대 커뮤니티사이트 고파스에는 해당 확진자를 비판하는 글이 인기 게시물로 등록됐다. 해당 글 작성자는 확진자가 코로나19 검사를 받고 난 직후 생필품점 여러곳을 방문한 것을 문제 삼으며 "업체들에서 하루 문 닫는 손해배상 청구 가능하겠느냐"고 비판했다. 다른 구성원들도 "보건소에 (검사 직후 집으로 바로 가라는)서면으로까지 경고를 하고 있는데 이를 어긴 건 문제" 등이라며 동조했다. 반면 "이렇게까지 조리돌림 해야하느냐"는 반박도 있었다.

이런 비난 여론이 일었던 데는 학생회 측이 제공한 정보가 지나치게 자세했던 점이 주효했다. 소관 지자체인 성북구청은 해당 확진자의 지난 5일 오후 동선을 공개하면서 안암동의 판매점A, 판매점B으로 두 곳만 공개했고 상호는 밝히지 않았다. 확진자가 방문했을 당시 접촉자가 없었기 때문이다. 또 구청은 확진자가 5일 코로나19 검사를 받았다고 기재했을 뿐 검사를 받은 시각은 밝히지 않았다.
고려대 측은 "해당 확진자는 교내 동선이 없어서 학교 차원에서는 알리지 않았다"며 "확진자 동선 정보는 해당 단과대학에서 단과대 학생회 측에 공유했던 게 유포된 것이고, 지적이 나온 후 학생회에서도 해당 내용을 온라인 상에서 내렸다"고 밝혔다.
국민대는 학교 차원의 코로나19 확진자 이동 동선을 공개하면서 확진자 신분을 구체화했다. 국민대는 지난 7일 전날 확진 판정을 받은 학내 구성원의 동선을 밝히면서 "본교 ㅇㅇ대학원생"이라고 밝혔다. 지차제는 확진자의 정보를 번호로 제공할 뿐 이름이나 직업 등을 밝히지 않고 있다. 국민대 관계자는 "우리 대학 코로나19 비상대책위원회가 성북구청과 긴밀히 협업, 협조 하고 있다"며 "대학원생이라고 표기한 데에 특정한 의도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추후 표기 방식에 대해서는 고민을 할 수도 있다"고 밝혔다.
[이윤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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