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올해 주식에게 최고의 친구는 `VIX`…함께하면 엄청난 효과
입력 2020-12-10 10:06  | 수정 2020-12-17 10:36

시장의 오랜 격언 중에 '황소는 계단을 오르고, 곰은 창문에서 뛰어내린다'란 말이 있다. 상승장(Bull market)은 더딘 속도로 오르지만 하락장(Bear market)은 짧고 빠르게 내려온다는 뜻이다. 이례적인 손실을 의미하는 꼬리위험(Tail risk)도 같은 맥락이다. 꼬리위험은 '발생할 확률은 낮지만, 발생하면 심각한 영향을 미치는 사건'을 뜻한다. 2008년 금융위기가 대표적인 사례로 올해 발생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은 자산운용에 있어 꼬리 위험에 대한 경각심을 다시 한번 일깨운 계기가 됐다.
이 가운데 올해 주식 투자자들에게 최고의 꼬리 위험 헤지(위험회피) 기능을 제공한 자산은 바로 변동성지수(VIX)였다는 흥미로운 분석이 나왔다. VIX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 지수 옵션의 변동성을 나타내는 지표로 시장과 반대방향으로 전개되는 특성 때문에 '공포지수'라고도 불린다.
10일 한국투자증권이 분석한 자료에 따르면 올해 주식과 결합했을 때 가장 좋은 성능을 발휘했던 헤지 자산은 바로 VIX다. 올해 투자자가 주식과 VIX를 동시에 투자했을 때 가장 높은 수익률을 냈다는 의미다.
실제 올해 주식시장이 하루에 5% 넘게 빠졌던 5일 간 종목별 가격 등락을 보면 VXX(VIX 레버리지1배)가 일 평균 27.0%의 수익률을 기록해 풋옵션이나 장기채, 현금보유, 금 등 다른 헤지 자산의 수익률을 압도했다. 올해만 놓고 보면 주식에게 최고의 친구는 VIX였다는 결론이 나온다.

하지만 VIX는 장기 투자보다는 단기적인 헤지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평가다. VIX는 보유하면 할수록 손실이 누적되는 구조이기 때문이다.
임병효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투자자들은 VIX 현물이 아닌 선물에 투자하게 되는데 선물 만기 시점마다 롤오버(만기 연장)가 필요하고 바로 이 때 보통의 경우 대부분 손실이 발생한다"면서 "15년 전 1억원을 VXX에 넣었다면 지금 수중에는 단돈 3만원이 남아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때문에 VIX 투자는 민첩성이 생명이라고 조언한다. 임 연구원은 "변동성도 하나의 자산이기 때문에 투자해서 수익을 낼 수 있고 기존 자산들과는 다른 고유의 움직임을 갖기에 자산(Asset class)의 정의에 충분히 부합한다"면서도 "다만 변동성 상품 사용에는 앞선 이유들로 보다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며 단순 매수 보유 전략보다는 위기 국면에서 치고 빠지는 민첩성이 변동성 투자자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설명했다.
[김경택 기자 kissmaycry@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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