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치솟는 실손보험 손해율 `빨간불`
입력 2020-12-10 09:29 

실손의료보험 손해율이 역대 최고치를 경신하며 적자의 늪에 빠져 있다. 코로나19로 병원 방문자가 감소해 손해율이 개선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간 셈이다.
10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 즉 발생손해액은 7조4745억원이었다. 전년 동기 대비 10.7% 증가한 수치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영업·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을 뺀 금액, 즉 손실액은 지난해 3분기 말 1조592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7383억원으로 늘었다.
3분기 말 현재 위험손해율은 130.3%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0.9%와 비슷한 수준이다. 위험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이 같은 추세라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손해보험업계에서만 실손보험으로 2조원이 넘는 손실을 볼 것으로 관측된다.
보험업계 관계자는 "국민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꾸준히 확대되고, 올해는 코로나19 치료(본인부담 없음) 외에는 의료기관 이용이 줄어 실손보험 손실이 개선될 것이라는 당초 예상이 빗나간 것 같다"고 말했다.
실손보험 손해율이 개선되지 않은 데에는 경증 외래환자 중심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진료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또 과반수 가입자가 외래 진료비조차 청구하지 않지만 소수 가입자는 많게는 수백회씩 진료를 받을 정도로 이용량이 많다.
실제 보험연구원 조사자료에 따르면 실손보험 전체 가입자 중 연간 입원비 100만원 이상을 청구하는 가입자는 2∼3%에 그쳤다. 95%는 입원비를 아예 청구하지 않거나 청구금액이 연간 50만원 이하 구간에 속했다. 외래진료도 9%정도 연간 30만원 이상을 청구하고, 80% 이상은 10만원 미만을 청구하거나 한번도 청구하지 않은 것으로 조사됐다.
정성희 보험연구원 연구위원은 "실손보험 보험금 청구의 특징은 의원급 비급여 진료 증가와 특정 진료과목 집중현상, 소수 가입자에 편중돼 있다"며 "이에 따라 실손보험 갱신 때마다 보험료가 인상되고, 고령자를 받아주지 않는 보험사도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형평성 제고를 위해 가입자의 개별 비급여 의료 이용량과 연계하는 할인·할증 방식의 보험료 차등제 도입과 비급여 관리를 위한 해결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류영상 기자 ifyouare@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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