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자정까지 토론 이어간 김기현 "입법폭주"…추 장관은 독서
입력 2020-12-10 09:22  | 수정 2020-12-17 10:03

21대 국회 첫 정기회가 어제(9일) 국민의힘의 필리버스터(무제한 반대토론)로 막을 내렸습니다.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개정안 처리를 둘러싼 여야의 극한 충돌 한 복판입니다.

국민의힘 김기현 의원은 비쟁점 법안 표결이 모두 끝난 이날 오후 9시 정각부터 필리버스터 첫 주자로 연단에 섰습니다. 그는 정기국회 회기가 종료되는 오늘(10일) 0시까지 3시간 동안 내리 '단독'으로 연설했습니다.

김 의원은 국민의힘이 문재인 정부의 대표적인 권력형 비리 사건으로 지목하는 울산시장 선거개입 의혹 당시 울산시장 출신입니다.

김 의원은 연설에서 "공수처법 개정안이 거대 여당 의도대로 일방처리 된다면 대한민국 헌법과 자유민주주의, 국회를 모두 깔아뭉갠 입법 폭주의 날로 역사에 기록될 것"이라고 비판했습니다.


그러면서 "검찰개혁이란 과연 어떤 것인가"라며 "공수처를 출범하고 윤석열 검찰총장을 배제하면 사법 정의가 바로 서나"라고 따졌습니다.

김 의원은 중간에 흠뻑 젖어버린 마스크를 교체해야 할 정도로 열변을 토했습니다.

김 의원이 "기회가 평등하다고요", "과정이 공정하다고요", "결과가 정의롭다고요"라고 차례로 물을 때마다 국민의힘 의원들이 연신 "아니오"를 연호하는 '팀워크'도 보였습니다.

연설 도중 국민의힘 권성동 의원이 추미애 법무부 장관을 향해 "추 장관, 이중적인 태도에 대해서 김 의원에게 답변해보라"고 하고, 김 의원이 "또 '소설 쓰시네' 그러면 안 되지 않나"라며 주거니 받거니하기도 했습니다.

국무위원석에 홀로 남아 책 '내가 검찰을 떠난 이유'를 읽던 추 장관은 두 야당 의원이 자신을 언급하는데도 눈길조차 주지 않았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은 김 의원이 공수처장 후보에 대한 야당 비토권을 강조했던 박주민 의원의 과거 발언을 회의장 화면에 띄우자 고성을 지르며 항의했습니다.

연설이 2시간을 넘겼을 즈음 김 의원이 물을 벌컥벌컥 마시며 "제가 오늘 기저귀를 차고 와서 끄떡없다"고 너스레를 떨었을 땐 여야 할 것 없이 웃음이 터졌습니다.

민주당 의원 20여명, 국민의힘 의원 70여명 등 100명 안팎의 의원들이 끝까지 자리를 지켰습니다.

한편, 이날 본회의에서는 초반부터 공수처법을 둘러싼 여야 의원들의 기싸움이 치열했습니다.

특히 여야 법사위 대표 선수로 민주당 김종민 의원과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이 공수처법 개정 찬반 입장을 갖고 의사진행발언에 나섰습니다.

김 의원이 "여당이면 발 뻗고 자고, 야당이면 새우잠 자는 역사가 바뀔 것"이라며 공수처 출범 이후를 전망하자, 국민의힘 의석에서 "국민을 바보로 아십니까"라는 고함이 터져 나왔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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