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단독] '명동 사채왕' 연루된 '가짜 마약범'…20년 만에 누명 벗을 듯
입력 2020-12-09 19:30  | 수정 2020-12-09 20:07
【 앵커멘트 】
사채업으로 1천 억 원을 굴렸던 '명동 사채왕' 최진호 씨 기억하십니까.
사기뿐 아니라 판사에게 사건을 청탁한 사실이 드러나 해당 판사가 구속도 됐었는데, 당시 최 씨와 연루돼 억울하게 마약사건으로 구속된 한 남성에게 최근 검찰이 무죄를 구형했습니다.
박자은 기자가 단독 보도합니다.


【 기자 】
지난 2001년 A 씨는 도박을 하다 5억 원을 잃고 도박 사기단에 연루됐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A 씨가 경찰에 신고하려 하는 걸 눈치챈 사기단은 "돈을 돌려주겠다"며 서울 방배동의 한 다방으로 유인해 폭행했는데, A 씨는 "어느새 바지 주머니에 마약이 있었다"고 증언합니다.

현장에서 A 씨를 체포한 경찰은 해명도 듣지 않고 A 씨를 마약사범으로 구속시켰습니다.

▶ 인터뷰 : A 씨 / 누명 쓴 마약범
- "구속은 두 달 정도…, 난 항소도 안 했어요 누명 쓴 거라 어차피 이길 수도 없고 조직적으로 움직였기 때문에."

7년 뒤, 일당 중 1명이 "최 씨 지시로 A 씨 몰래 필로폰을 넣었다"고 털어놓으며 재수사가 시작됐는데, 당시 최진호 등은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이 과정에 최 씨에게서 "마약사건을 신경 써달라"는 청탁과 뒷돈을 받은 최민호 전 판사가 있었고, 최 전 판사는 2016년 징역 3년을 선고 받았습니다.A 씨를 체포했던 경찰관은 별다른 조치 없이 일선 서에 근무 중입니다.

▶ 인터뷰 : A 씨 / 누명 쓴 마약범
- "OOO는 경찰관인데 누명을 씌웠잖아. 최진호보다 나쁜 사람이 OOO라고 생각해."

2016년 재심을 청구한 A 씨에게 검찰은 지난 달 24일 무죄를 구형했고, 오는 17일 선고가 내려집니다.

A 씨는 MBN에 공개한 탄원서에서 "검찰 조사에서 조금만 신경 썼더라면 구속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억울함을 호소했습니다.

MBN뉴스 박자은입니다.

영상편집 : 유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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