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 엿보기] 평양 '스카이캐슬'…한국 문제집 '인기'·폐가 불법과외까지

【 앵커멘트 】
<세상 엿보기>오늘 첫 시간은 북한으로 가봅니다.
정치부 조경진 기자 나왔습니다.
어서 오세요.
오늘은 북한 엿보기네요? 첫 소식은 어떤 걸 살펴볼까요?

【 기자 】
북한의 수능 이야길 좀 해볼까 합니다.

【 질문1 】
우리도 최근 수능이 있었는데, 북한도 수능이라는 게 있나요?

【 기자1 】
있는데, 우리와는 좀 다릅니다. 두 차례에 걸쳐 시험에 통과해야 대학에 가는데요, 첫 번째 시험은 무려 이틀에 걸쳐 봅니다. 전부 주관식이고, 모두 익숙한 과목들인데 김일성-김정일 혁명역사 과목은 북한다운 과목이죠.

【 질문2 】
공부만 열심히 하면 되나요?

【 기자2 】
기본적으로 실력이 있어야 합니다. 과거에는 출신성분만 좋으면 어영부영 대학 갔는데, 이제는 출신성분 좋아도 실력 없으면 대학 못 간다고 합니다. 반대로 말하면, 출신성분이 나빠도 실력만 좋다면 대학에 가는 분위기라는 거죠.

【 질문3 】
그러다 떨어지면 재수를 하고 말이죠?

【 기자3 】
북한은 한 방에 결정이 됩니다. 1차 시험 성적순으로 지원할 수 있는 대학이 정해지는데요.

우리처럼 1지망, 2지망, 3지망 그런 것도 없습니다.

최종 합격자가 전체의 10% 정도라는데, 한군데에 한 번 도전해서 떨어지면 군대나 직장으로 배치돼버립니다. 재수를 원하면 일정 기간을 근무해야만 기회가 생깁니다.

【 질문4 】
준비를 확실히 해야겠네요, 그런데 북한에는 학원도 없을 거 아니에요?

【 기자4 】
북한은 학원이나 과외가 불법입니다. 그런데 학교 선생님들이 과외를 합니다. 불법과외죠.

학교 선생님 월급이 한 달에 3천 원 수준인데 쌀 1kg가 5천 원이니 생활이 되기 어렵죠.

그래서 학급에서 좀 똘똘하다 싶은 아이들 10명 정도를 모아서 과외를 하면서 한 명당 쌀 10kg 이상을 받는다고 해요.

심지어 선생님들이 아프다는 핑계로 일을 관두고 폐가에서 학생들을 모아서 몰래 수업을 하는, 우리로 치면 오피스텔 불법과외 같은 그런 경우까지 있다고 해요.

【 질문5 】
북한도 우리 못지않게 사교육이 상당하네요. 그럼 혹시 족집게 교재 같은 것도 있나요?

【 기자5 】
시험 준비를 할 때 통상 대학 교과서나 중국 교재를 구해서 본다고 하는데, 우리나라 교재들이 더 정리가 잘 되어 있어서 선호한다고 해요.

우리나라 교재가 그대로 돌아다니는 건 아니고요, 우리나라 교재를 참고해서 소위 족집게 교재를 만드는 방식이라고 합니다.

【 질문6 】
입시비리 같은 건 없나요?

【 기자6 】
최근에 '평양판 스카이캐슬 사건'이라고 해서 화제가 됐잖아요.

평양의대 입시비리 사건을 두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크게 질타하고 간부를 직위해제 시켰다는 건데요.

【 질문6-1 】
어영부영 의대에 가서 졸업한 의사들이 실력이 부족해서 화를 냈다는 거죠?

【 기자6-1 】
북한에 대학이 103개 정도 있는데 전문가나 탈북민들이 '입시비리 없는 곳은 찾아보기 힘들다'고 단언할 정도로 비리가 만연한데, 최근에 김 위원장이 크게 화를 내면서 더 주목을 받게 된겁니다.

【 질문7 】
갑자기 왜 그런 거죠?

【 기자7 】
김정은 체제가 '12년 의무교육-무상교육'에 '학교시설 현대화' 등을 강조해왔는데요.

전반적인 경제난에 교육 시스템이 삐걱거리고 있는 상황입니다.

학교 건물에서는 비가 새고, 대학 가려는 아이들은 학교 안 가고 그 시간에 폐가 가서 과외수업 듣고, 학교 선생님들은 출근 대신 병가 내고 불법 과외하고 이러면서 김정은 체제의 교육 시스템이 딜레마에 빠져버린 겁니다.

【 클로징 】
오늘<세상 엿보기>는 북한의 대입 시스템을 살펴봤습니다.
조 기자! 수고했습니다.

[ 조경진 기자 / nice2088@mbn.co.kr ]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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