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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산인프라코어 새주인에 현대重 유력
입력 2020-12-09 17:30  | 수정 2020-12-09 19:38
두산인프라코어의 새로운 주인으로 현대중공업그룹이 유력하다는 관측이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또 다른 인수후보인 유진그룹과 점수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막판까지 인수전 향배를 가늠하기 힘든 분위기다.
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두산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의 우선협상대상자를 확정하기 위해 최종 결정을 앞두고 고심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일단 인수후보는 현대중공업그룹과 유진그룹 두 곳으로 압축된 상태다. 두산그룹은 연말까지 우선협상자를 정한 뒤 이듬해 초 매각 작업을 종결하겠다는 입장이다.
거래에 정통한 관계자는 "현대중공업그룹이 최종 인수후보 중 가장 높은 평가를 받아 유리한 위치에 있다"며 "다만 두산이 아직까진 현대중공업그룹에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공식 통보하지 않은 상태인 걸로 안다"고 설명했다.
만약 현대중공업그룹이 두산인프라코어 인수에 성공하면 세계 7위 건설기계 업체로 도약하게 된다. 영국 건설 정보 업체 KHL에 따르면 지난해 말 글로벌 건설기계 시장에서 두산인프라코어는 세계 9위(점유율 3.3%), 현대건설기계는 22위(1.2%)였다. 두 회사가 합병하면 단순 점유율만 4.5%까지 올라 6위권인 스웨덴 볼보건설기계(4.6%)를 위협할 수 있게 된다.

특히 두 회사의 주력 시장이 달라 시너지 효과가 상당할 전망이다. 두산인프라코어는 중국 시장에서 외국 업체 순위 1~2위를 다투고 있다. 연초 코로나19 확산 이후 중국 매출이 급증하면서 지난 3분기 중국 시장점유율은 22.8%까지 늘어났다.
현대건설기계는 인도와 러시아 등 신흥국 시장에서 두각을 보이고 있다. 최근 현대건설기계는 러시아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굴착기 130대를 포함해 총 430억원 규모 건설장비 415대를 수주했다.
변수가 없는 건 아니다. 현대중공업그룹은 우선협상대상자 선정 시 공정거래위원회에서 기업결합심사를 받아야 한다. 공정위는 결합심사 신청서를 수령한 뒤 경쟁제한성평가 등 일련의 절차를 거쳐 120일 내에 승인 여부를 판단한다.
반면 유진그룹도 여전히 이번 인수전에서 다크호스로 꼽힌다. 두 후보 간 점수 차가 크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유진그룹은 두산인프라코어를 통해 시너지 창출이 가능하다는 입장이다. 건자재를 주력 사업으로 하고 있어 건설기계와 수직계열화를 도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그룹 차원에서 인수 의지가 큰 것으로 전해진다. 한 시장 관계자는 "유진그룹은 우선협상자 선정 시 국내외 주요 경영 참여형 사모펀드(PEF)들과도 컨소시엄 구성을 검토하는 중"이라고 말했다.
[강두순 기자 / 송광섭 기자 / 강우석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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