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레이더P] 문화재 기증자에 90도 인사한 文
입력 2020-12-09 16:26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세한도 기증자 손창근 옹을 청와대 본관 앞에서 맞이한 뒤 환담을 위해 이동하고 있다. 손 옹 오른쪽은 며느리 고두연 씨. [이충우 기자]

문재인 대통령은 9일 국보 제180호 '세한도'를 기증한 손창근씨를 청와대로 초청해 감사의 뜻을 전했다. 손 씨는 2018년에 이어 올해도 추사 김정희의 '세한도'를 비롯해 총 305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고 이에 대한 공로로 최근 문화훈장 중 최고 훈격인 금관문화훈장을 받았다. 부친인 고 손세기 씨도 1974년 서강대학교에 문화재 200점을 기증했다.
이날 문대통령은 "대를 이어 평생 수집한 소중한 문화재들을 기증해줬다"며 "국가가 얼마나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어 "문화유산 보호 유공자들에게 이렇게 금관 문화훈장을 이렇게 수여한 것은 우리 손 선생님이 사상 최초"라고 강조했다.
문대통령은 '세한도'에 얽힌 역사적 의미에 대해 대화를 나누며 재차 감사의 뜻을 표시했다. 문대통령은 "세한도를 '무가지보(無價之寶), 가격을 매길 수 없는 보물이다'라고 표현한 것을 봤다"며 "제 안목으로 보기에도 세한도는 우리나라 국보 중에서도 서화류 가운데에서는 최고의 국보가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세한'이라는 말이 공교롭게도 지금 코로나 때문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국민들의 상황을 표현해 주는 그런 말이기도 하다"며 "코로나 때문에 지친 국민들께도 아주 큰 힘과 희망이 되고 위로가 될 것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9일 오후 청와대에서 '세한도'(국보 제180호)를 기증한 미술품 소장가 손창근옹과 만나 허리를 깊이 숙여 인사하고 있다.
특히 이날 문대통령은 손 씨에게 극진한 예우를 표시해 눈길을 끌었다. 청와대 차량과 직원을 보내 고령인 손씨의 이동을 도왔고 차량 도착 장소에 직접 마중을 나가 맞았다. 문대통령은 손씨에게 90도로 인사를 하기도 했다. 김정숙 여사도 세한도에 담긴 인장 '장무상망(長毋相忘)' 글귀와 손수 만든 곶감과 무릎담요를 선물로 전달했다. 이날 환담회엔 손 씨를 비롯해 자녀인 손성규 연세대 교수 내외와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민병찬 국립중앙박물관장 등이 참석했다.
[임성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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