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매출 80%가 외국인인데…면세점 `무착륙 비행` 빛볼까
입력 2020-12-09 15:11  | 수정 2020-12-16 15:36
[사진 제공 = 아시아나항공]

국내 면세업계의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극복을 위한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이 이륙 준비를 마쳤지만 효과는 미미할 것으로 전망된다. 항공사가 선보인 관광상품 가격이 상대적으로 높은 데다가 총 면세점 매출액 중 내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이 적기 때문이다.
9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제주항공은 오는 12일을 시작으로 내년 2월까지 총 7차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을 출시한다. 이 상품은 인천국제공항을 출발해 일본 후쿠오카 상공을 선회하고 다시 인천국제공항으로 돌아오는 2시간 코스다. 아시아나항공도 부산과 일본 미야자키, 제주 상공을 3시간 가량 관람한 뒤 돌아오는 'A380 당일치기 해외여행' 상품을 선보인다.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은 코로나19로 타격을 입은 항공사와 면세점 등을 지원하기 위해 기획됐다. 면세점 쇼핑도 가능하다. 기내면세점은 물론 시내면세점과 출국장면세점, 입국장면세점, 온라인면세점까지 일반 해외여행객과 동일하게 이용할 수 있다. 면세 한도도 600달러로 같다.
정부는 이번 무착륙 국제관광비행으로 편당 최대 9600만원(탑승객 1인당 한도 600달러의 50% 구입 가정)의 면세품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기대했지만, 호응도는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제주항공에 따르면 오는 12일 오전 11시 인천공항을 출발하는 항공편 7C388 좌석은 출발 사흘 전인 이날까지도 남아있다. 같은날 오후 1시에 이륙하는 아시아나항공 OZ1588편 이코노미석도 아직 예약이 가능하다. 다만 좌석 수가 적은 비즈니스석은 모두 매진됐다.
이는 소비자들이 상대적으로 높은 무착륙 국제관광비행 상품 가격에 부담을 느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현재 제주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무착륙 관광비행 상품 이코노미석 기준 가격은 각각 19만8000원, 25만원으로 책정됐다. 앞서 제주항공이 지난달 11번가에서 선보인 무착륙 국내관광비행 상품 가격은 4만9500원으로, 판매 2분만에 총 120석 전량이 매진된 바 있다.
면세점의 내국인 의존도가 높지 않은 것도 기대를 꺾는다. 한국면세점협회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2조2847억원으로 이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74.3%(1조7017억원)에 달했다. 이 비중은 지난달 95%까지 치솟은 상태다. 한 면세점 관계자는 "내국인 의존도가 낮은 상황에서 무착륙 관광비행으로 눈에띄는 성과를 내긴 힘들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 면세점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코로나19로 방한 외국인이 급감했을뿐 아니라 3차 대유행으로 매출을 유지해주던 중국 보따리상(따이공) 발길까지 끊겼기 때문이다. 회복세를 보이던 국내 면세점 매출액은 지난 10월 1조3898억원을 기록, 6개월 만에 감소세로 돌아섰다.
면세업계 관계자는 "거리두기 격상과 맞물려 무착륙 비행 효과는 일시적인 이벤트성에 불과할 것으로 보고있다"며 "이달 말 종료되는 제3자 국외반송 연장 등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지원책 마련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신미진 기자 mjshin@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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