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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물경제 부메랑 리스크` S&P500 탈락 발표 앞두고…S&P "부동산 리츠 특별히 위험"
입력 2020-12-09 11:51  | 수정 2020-12-16 12:36
사진제공=사이먼프로퍼티

내년 증시가 기대만 못할 것이라는 신중론이 꾸준히 나오는 가운데 오는 21일(현지시간) 테슬라의 스탠더드앤푸어스(S&P) 500지수 편입을 앞둔 뉴욕증시에서는 상업용 부동산 업계 긴장감이 돌고 있다. 지금 증시는 '경제 회복 기대'를 선반영해 달리고 있지만 내년에는 실물 경제 부진이 부메랑이 되어 돌아올 것이라는 불안 때문이다.
S&P퀀터멘털리서치는 8일 보고서를 통해 '미국 최대 쇼핑몰 소유·관리업체' 사이먼프로퍼티 등 7개 업체에 대해 '예외적인 위험'을 경고했다. 상업용 리츠 등 부동산 관련 종목은 한국에서도 배당주 투자자들이 매수하는 대표적인 분야다.
S&P 측은 이날 보고서에서 "CBL과 프레이트(펜실베이니아리츠)를 비롯해 사이먼프로퍼티·터브먼 센터·브룩필드프로퍼티·메세리치·워싱턴프라임 그룹 등 총 7곳 부동산 업체가 앞으로 몇 달 간 '예외적인 위험'을 맞이하게 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S&P 측은 이들 7개 업체를 특정한 이유에 대해 △ 올해 파산을 선언한 핵심 임차인 비중 증가 △ 건설 활동 위축 △ 방문 고객 급감 △현금 유동성 부족과 대출 부실 가능성 등을 들었다. 앞서 7일 글로벌신용평가 업체 피치는 S&P500 포함 기업인 사이먼프로퍼티에 대해 '코로나19에 따른 매장 폐쇄 증가·임차인 파산' 등을 이유로 신용등급을 기존 'A'에서 'A-'로 한 단계 낮추고 등급 전망도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사이먼프로퍼티는 중국발 코로나바이러스19(COVID-19) 탓에 올해 들어 지난 8일까지 주가가 38%떨어진 상태다. 백화점들이 자리 비운 자사 쇼핑몰 등 자리에 아마존 물류창고를 들이는 방안을 고민하며 코로나19 대응책을 고민 중이지만 뚜렷한 대안을 내지 못하고 있다. 10월 말 이후 뉴욕증시에서 '경기 순환주'로 자금 이동이 시작되면서 당시 60달러 초반이던 사이먼 프로퍼티 주가는 현재 90달러 선까지 올라왔지만 투자에 신중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는 지난 달 9일 '금융 안정 보고서'에서 부동산 부문이 고평가돼 있으며 취약한 부문이라고 언급한 바 있다.

한편 고급 쇼핑몰 소유·관리업체인 터브만은 올해 주가가 38%올랐다. 다만 실적이 좋아서 주가가 올랐다기 보다는 사이먼프로퍼티가 인수하기로 했다는 소식 여파다. CBL과 프레이트는 지난 달 연방파산법 11조에 따라 파산 보호를 신청한 상태다.
최근 뉴욕증시에서는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조 바이든 차기 정부 출범에 맞춘 대규모 부양책 기대감으로 실물 경기 회복 여부를 앞지른 '경기 순환주' 자금 이동이 두드러졌다. CNN이 인용한 팩트셋 데이터에 따르면 내년 한 해 미국 기업 이익이 올해 보다 22%오를 것이라는 추정이 나온다. 이는 월가 전망치를 집계해 산출한 추정치로 내년 1분기(1~3월)이익이 올해 1분기보다 15%오르고, 2분기에는 45%오를 것이라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상업용 부동산 등 부동산 리츠 분야 주가도 덩달아 뛰었지만 전문가들은 다시 실물 경제 리스크를 강조하고 있다. 컨설팅업체 코스타그룹에 따르면 미국에서는 올들어 현재까지 소매점 1만1000곳이 폐쇄됐거나 폐쇄 계획을 발표한 상태다. 이와 관련해 사비타 수브라마니안 뱅크오브아메리카(BofA) 시장 전략 책임자는 8일 CNBC인터뷰에서 "내년 하방 압력 리스크가 있다"면서 "내년 경기 회복에 대한 희망은 이미 올해 주식시장에 선반영됐기 때문에 앞으로의 리스크가 내년 증시에 반영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시장이 실물 경제 회복에 베팅해 상승했지만 내년에는 기대에 못 미치는 회복세가 부메랑이 돼 증시에 돌아올 수 있다는 얘기다.
실물 경제 상황에 비춘 증시 신중론은 꾸준히 나온다. 우선 대규모 부양책과 관련해 스티펠의 배리 배니스터 기관투자 수석 전략가는 8일 CNN인터뷰에서 "바이든 차기 정부가 대규모 부양책을 언급하고 있지만 의회와 마찰을 빚을 가능성을 시장이 과소평가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그는 "내년 초강세 전망치는 비현실적"이라면서 "자체 추정 결과 내년 기업들 이익 실적은 월가 추정보다 11%낮고, 2019년보다도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게임 체인저' 기대를 받고 있는 코로나19 백신에 대해 TD아메리트레이드의 JJ 키나한 수석 시장 전략가는 "좋은 소식인 것은 맞지만 사람들은 개발만 볼 뿐 유통·실제 접종 문제를 고민해야 한다"면서 "물류·공급망 문제가 발생한다면 2021년 현실이 기대치에 미치지 못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그는 "최근 유나이티드 항공과 델타 항공 주식을 매도했다"면서 "항공사와 크루즈 관광업체는 구조적인 하락을 마주한 분야"라고 언급했다.
한편 캘리포니아 주는 최근 지역별 방역 규제 강화에 들어갔다. 이에 따라 지난 4일 실리콘밸리로 분류되는 샌프란시스코 베이 등 6개 지역 정부가 '코로나19 자택 대피령'을 발령했다. 일리노이주의 시카고 등 다른 주요 지역도 줄줄이 사회적 거리두기 강화 대열에 올라서면서 상업용 부동산 등 실물 경제와 밀접한 분야 기업들 실적 부진이 장기화될 것이라는 예상도 이어지는 분위기다.
[김인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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