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기말고사는 비대면으로 보게 해주세요" 대면시험 강행에 대학생 `분통`
입력 2020-12-09 10:25  | 수정 2020-12-16 10:35

"거리두기 격상된 건가요? 학교는 대면으로 기말고사 본다던데..."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확진자 폭증으로 지난 8일을 기점으로 전국의 사회적 거리두기가 격상된 가운데 대면시험을 강행하겠다는 일부 대학의 공지에 대학생들이 불만을 드러내고 있다.
세종시 소재 A 대학교에 다니는 조모씨(25)는 "지금 수강 중인 6개 과목 중 2개 과목은 대면시험을 강행한다는 공지가 내려왔다"면서 "지금까지 비대면수업을 잘 진행해놓고 시험을 대면으로 보면 이게 다 무슨 소용이냐"고 토로했다. 이어 조모씨는 "시험을 대면으로 보는 것도 문제이지만 시험을 본 뒤 학생들이 뒤풀이하러 음식점이나 술집을 방문하는 게 더 걱정된다"면서 "이런 것들을 원천 차단하려면 시험을 비대면으로 전환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세종시는 8일 0시부터 3주간 사회적 거리두기가 2단계로 격상돼 학원·학교 등은 대면수업이 불가하고 비대면수업으로 모두 전환된다.
하지만 대학교의 경우, 비대면시험이 권고 사항이다. 이에 대부분의 대학교가 모든 시험을 비대면으로 전환했지만 일부 대학교는 교수의 재량에 맡기거나 '시험의 공정성과 형평성'을 위해 대면시험을 계획하고 있다.

서울시 마포구에 위치한 B 대학교 재학생 허모씨(26)는 "여기 거리두기 2.5단계 격상된 곳 맞나요?"라면서 "서울인데 대면시험을 보는 대학이 있다니...그게 우리 학교라니 정말 어이가 없다"고 불만을 터뜨렸다.
그러면서 "우리 학교는 시험 방식을 교수 재량에 맡긴 것 같다"면서 "교수님은 시험 당일에 나오지 않고 조교가 현장에 출근해 시험을 진행하도록 했다. 학생들과 조교님의 건강이 걱정된다"고 지적했다.
대면시험을 걱정하는 것은 비단 이들뿐만이 아니다.
대학생 커뮤니티 '에브리타임'에는 최근 자신이 수강하는 과목이 대면시험인지 비대면으로 진행하는지 묻는 게시물과 대면시험을 강행하는 대학·교수에 대한 비판글이 가득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7일 '코로나가 심각한 상황에서 대학의 무리한 대면 기말고사를 막아주세요'라는 제목의 청원이 올라오기도 했다.
청원인은 대학 측으로부터 "실험·실습이 많은 과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대면시험을 봐야 한다"는 대답을 들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많은 대학이 대면고사를 진행하는 이유로 실험·실습 과목 평가의 공정성·형평성 확보를 꼽는다.
대학생들의 반발이 이어지자 전국의 많은 대학이 기말고사를 비대면 방식으로 전환했다.
또 학생들에게 대면·비대면 중 선호하는 시험 방식을 고르게 한 뒤 다수의 인원이 원하는 방향으로 시험을 진행하는 곳도 있었다.
그런 가운데 여전히 대면시험을 강행하는 대학이 있어 기말고사를 앞둔 학생들은 불안에 떨고 있는 상태다.
B 대학교 관계자는 "현재 학교에서는 대면시험을 원칙으로 삼지만 교수들에게 비대면시험을 권고했다"면서 "교수가 대면시험을 보겠다고 결정하면 이에 따른 방역지침은 준수하려고 노력한다. 시험을 볼 때는 좌석을 띄워 앉고 시험이 끝난 직후에는 건물 내 모임을 금지하고 시험실 방역을 실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최유빈 인턴기자]

[ⓒ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