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서울시, 우이선 손실 보전 185억 투입…만성적 영업적자 해소엔 `역부족`
입력 2020-12-09 10:19  | 수정 2020-12-16 10:35

서울시가 개통 후 만성적자에 시달리는 서울 시내 1호 경전철 '우이신설선'에 대한 100억원 대의 재정 지원에 나서기로 했다. 과거 우이신설선 사업 시행자인 우이신설경전철과 체결한 협약에 의해 내년부터 무임승차·운임차액 손실 등 운임손실을 보전해주기로 한 것이다. 이에 따라 개통 이후 시행자가 놓였던 유동성 부족 상태는 일부 해소될 것으로 전망이다. 그러나 낮은 수요 등 구조적인 문제로 자본잠식 상태를 벗어나지 못하는 상태는 여전할 것으로 보여 경전철 운행의 '지속가능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4일 서울시에 따르면 시는 내년도 예산안에 우이신설경전철 무임승차 손실 보전에 35억, 2017년~2020년 운임차액(사업 시행자가 정한 요금에서 실제 징수 요금을 뺀 액수) 손실 보전에 150억 등 총 185억원을 편성했다. 해당 사업 예산은 원안 그대로 지난 1일 시의회 교통위원회를 통과했다. 당초 시는 2009년 사업 시행자인 우이트랜스(우이신설경전철 전신)와 실시협약을 체결하면서 경전철 운영개시 후 운임차액 손실분 보전과 2021년 3월 이후 무임승차 손실분 재정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서울시가 약속한 재정 지원이 이루어짐에 따라 만년 적자에 빠져있는 우이신설선의 숨통이 일시적으로 트일 것으로 보인다. 우이신설선은 개통 첫해부터 지난해까지 100억원 대의 영업수지 적자를 기록했으며,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감소의 직격탄을 받아 올해도 11월 말 기준 101억원의 적자를 봤다. 적자 누적으로 우이신설경전철은 만성적인 자금난을 겪어왔으며, 특히 코로나19가 겹친 올해의 경우 유동성 위기까지 겪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서울시는 이번 지원으로 우이신설선의 유동성 위기가 일부 해소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서울시 도시철도과 관계자는 "우이신설선은 노인 등 무임승차 승객이 30%를 차지할 정도로 무임승차 비율이 높은 편"이라며 "유동성 위기가 일시적으로 개선될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하지만 예측보다 적은 승객 수와 환승할인 적자 등 근본 원인은 해결되지 않아 파산 위험성이 높다는 전망은 여전하다. 당초 우이신설경전철 측은 일 평균 승객 수를 13만명으로 예측했으나, 실제 일평균 수송인원은 지난 2년간 7만명대에 그쳤다. 올해는 코로나19로 인한 승객 수 감소 여파로 9월 기준 5만명대로 떨어졌다. 도시철도 핵심 수입원 중 하나인 운수 수입의 원천이 되는 승객 수가 예측보다 크게 어긋난 것이다. 이에 더해 당초 사업 방식에서 최소수입보장제(MRG)를 도입하지 않아 손실이 나도 협약상의 지원 외에 추가 지원을 받기 어려운 구조다. 경영 악화에 직면한 우이신설경전철은 2018년 말 이후 완전자본잠식에 빠진 상태다.
이처럼 우이신설선 운행의 지속가능성에 물음표가 붙는 상황이지만 서울시는 '운행 지속'이라는 전제 하에 운영 정상화 방안을 준비하는 중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우이신설선이 다니는 지역은 강북의 교통 소외 지역이라 운행은 계속돼야 한다는게 서울시의 방침"이라며 "우이신설경전철 측과 정상화 방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밝혔다.
[최현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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