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韓학생, 수학·과학 성취도 세계 상위권인데 흥미도는 만년 `꼴찌`
입력 2020-12-08 18:40  | 수정 2020-12-15 19:36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생과 중학교 2학년생의 수학·과학 성취도는 세계 최상위권이지만, 해당 과목에 대한 흥미도는 꼴찌 수준인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계에선 과목 본연에 대한 탐구와 관심도 상승을 위한 수업 보다는 입시 위주의 문제풀이식 학습이 만연한 결과라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 교육성취도 평가 협회(IEA)는 58개국 초등학생 약 33만명과 39개국의 중학생 약 25만명이 참여한 '수학·과학 성취도 추이변화 국제비교 연구 2019'(TIMSS 2019) 결과를 8일 발표했다. 우리나라에서는 2018년 12월에 초등학교 170곳의 4학년생 5855명과 중학교 175곳의 2학년생 6246명이 참여했다.
4년 주기로 시행되는 이번 연구에서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생의 성취도는 수학 3위, 과학 2위를 기록했다. 직전 평가와 견줘 순위변동은 없었다. 이 평가를 처음으로 실시한 1995년부터 주기적으로 참여한 이후, 우리나라 초등학생의 성취도는 수학 2∼3위, 과학 1∼2위로 상위 수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고 있다.
성별 비교에서는 수학·과학 모두 남학생의 성취도가 여학생보다 지속적으로 높았고, 성차는 이전 주기보다 소폭 감소했다.

중학교 2학년생의 성취도 역시 수학 3위, 과학 4위로 최상위권에 속한다. 다만 직전 평가 때보다 수학은 한 단계 하락했다. 그동안 우리나라 중학생의 성취도는 수학 1∼3위, 과학 3∼5위로 우수한 성적을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수학·과학에 대한 자신감이나 흥미도가 밑바닥 수준이라는 점이다.
우리나라 초등학교 4학년생의 경우 수학에 대해 '좋아하지 않는다'고 답한 비율이 40%로, 국제 평균(20%)에 크게 못미쳤다. 과학에 대한 흥미도도 평균 밑이다. 수학과 과학을 놓고 '자신감이 없다'고 답한 비율도 36%, 23%로 국제 평균(23%, 19%)보다 낮았다. 척도 점수로도 초등학교 4학년의 수학과 과학에 대한 자신감은 58개국 중 57위였다. 흥미도도 수학은 57위, 과학은 53위였다.
특히 중2의 경우 수학·과학에 대한 흥미도가 조사 대상 국가 중 가장 낮았다. 이어 자신감 척도에서도 조사 대상 국가 39개국 중 수학은 36위, 과학은 37위였다.
수학·과학에 대해 가치가 없다고 답한 비율 등을 산정한 척도 역시 우리나라는 뒤에서 3번째였다.
이같은 상황은 어제 오늘 만의 일이 아니다. 직전 평가 때인 TIMSS 2015에서도 우리하나 학생들의 수학·과학 성적은 높지만, 태도 면에선 '기계적으로 공부하는 양상'이 나온 바 있다.
결과를 분석한 한국교육과정평가원은 "전반적으로 아시아 국가들의 성취도가 높은데 반에 흥미도는 낮게 나타나고 있다는 유사한 특징이 있다"면서 "각 나라마다 교육 시스템이 다르기 때문에 단순 비교는 어렵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수학과 과학을 진학을 위한 도구로 인식하는 경향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했다. 학생들이 갖는 과도한 입시 부담과 무관하지 않다는 얘기다.
앞서 발표된 만 15세(중학교 3학년)를 대상으로 한 국제 학업성취도 평가(PISA) 결과에서도 비슷한 양상을 띈 바 있다. 해당 연구에서도 우리나라 중학교 3학년생의 수학·과학 능력은 평가 때마다 상위 5위권 안팎에 랭크되며 우수한 성적을 거둬왔다. 그러나 해당 과목에 대한 흥미도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에 못미치는 등 대비되는 모습을 보여왔다.
한편 TIMSS 2019에서 수학·과학 성취도 세계 1위는 싱가포르였다.
[고민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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