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예
허지웅, 한복+김치 뺏으려는 중국에 일침 "남이 이룬 성취에 내것이라 우겨"(전문)
입력 2020-12-08 17:03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김예지 인턴기자]
방송인이자 작가 허지웅이 한국을 대표하는 한복과 김치를 호시탐탐 노리는 일부 중국 누리꾼에 일침했다.
허지웅은 8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그는 어린 시절 장난감 일화로 글을 시작한 뒤 "살다보면 그런 이웃이 있지요. 남이 이룬 성취에 피해의식을 갖고 본래 내 것이라 큰 소리로 우겨서 자존감을 채우고자 한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하지만 거짓 위에 세워 올린 자존감은 안쓰럽고 유치할 뿐이다"라며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그래서 나는 다음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이웃이 되어야겠다"라고 일침했다.
글 말미에 달린 "#허지웅쇼 #SBS라디오 #한복 #김치"라는 해시태그가 글의 의도를 짐작하게 했다. 허지웅은 우리의 고유 의상인 한복과 K푸드를 대표하는 김치에 대해 '우리가 원조'라고 우기는 일부 중국 누리꾼에 일침을 가한 것으로 보인다.

최근 중국이 자국 김치 제조법을 국제표준화기구(ISO) 표준에 맞춰 제정하자 환구시보는 이번 인가로 중국 김치가 국제 표준이 됐다고 황당한 주장을 펼치고 있다. 또한 중국 게임사가 게임 아이템으로 한복을 출시한뒤 중국에서 "한복이 중국 소수민족의 옷"이라는 주장이 나오자 동조하는 듯한 반응을 보여 한국 누리꾼들의 비판을 받기도 했다.
허지응의 시의적절한 게시글을 본 누리꾼들은 "글솜씨 굿", "뺏어가지 마세요", "피해의식"이라고 공감과 응원의 댓글로 호응했다.
혈액암으로 투병하고 활동을 재개한 허지웅은 올해 에세이 '살고 싶다는 농담'으로 많은 이들에게 위로를 건넸다.
예스24가 선정한 '올해의 책' 24권에도 선정됐다.
한편, 허지웅은 매일 오전 11시 SBS 러브FM '허지웅쇼'를 진행하고 있다.
<다음은 허지웅 인스타그램 글 전문>
어렸을 때 한동안 고무줄로 관절을 연결한 장난감이 유행한 일이 있습니다. 유격대 시리즈였는데 하나에 2500원 정도 했던가요. 방학이면 너도 나도 놀이터에 모여 서로 자기가 가지고 있는 유격대원을 자랑하기 여념이 없었습니다. 그 중 한 부자십 친구는 유격대원 인형도 많고 인형이 타는 차량 장난감도 많아서 단연 무리의 중심이 되었습니다.
어느날 친구 하나가 유격대 인형이 아닌 스파이더맨 인형을 가져왔더군요. 그런데 빨간색이 아니라 검은색이었습니다. 스파이더맨이 뭔지 알고만 있을 뿐 정작 본 적이 없는 우리 또래에게 검은색 스파이더맨은 가짜처럼 보였습니다. 그래서 가짜라고 놀리고 다시 유격대 인형 놀이에 심취했습니다.
그런데 다음 날 그 친구가 학교에 스파이더맨이 나오는 미국 만화책을 가져왔어요. 만화책에는 검은색 스파이더맨이 있었습니다. 쉬는 시간마다 그 친구 자리에 다들 몰려들어 구경하고 빌려달라 애원하고 난리가 났습니다. 부잣집 친구는 무리의 중심에서 잠시 멀어졌습니다. 그 날의 화제는 단연 스파이더맨 인형을 가진 친구였습니다.
며칠이 지나고 다시 놀이터에 모인 우리는 손에 유격대 인형을 들고 정작 스파이더맨 이야기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부잣집 친구가 갑자기 큰 비밀을 털어놓듯이 말했습니다. 그 검은색 스파이더맨 인형 사실 자기 것이라고요. 오래 전에 자기가 그 친구에게 줬던 거라는 겁니다. 다들 오 그러냐, 하고 말했지만 사실 속으로 밎는 사람은 많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어린 나이였음에도 참 안쓰럽고 유치하다는 생각을 했던 걸 기억합니다.
살다보면 그런 이웃이 있지요. 남이 이룬 성취에 피해의식을 갖고 본래 내 것이라 큰 소리로 우겨서 자존감을 채우고자 합니다. 하지만 거짓 위에 세워 올린 자존감은 안쓰럽고 유치할 뿐입니다. 내가 갖지 못한 것에 마음을 빼앗기지 말고, 그래서 나는 다음에 무슨 일을 할 것인가를 모색하는 이웃이 되어야 겠습니다.
#허지웅쇼 #SBS라디오 #한복 #김치
stpress1@mkinternet.com
사진| 허지웅 SNS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