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美정부, "백신 5억회분 사둬야" 화이자 제안 무시했다 낭패
입력 2020-12-08 15:47  | 수정 2020-12-15 16:06

미국 제약기업 화이자가 미 정부에 자사의 코로나 백신을 내년 여름까지 추가 공급하기 어려울 것이라는 뜻을 전달했다. 다른 주요국들도 백신 계약에 앞다퉈 나서면서 부족 현상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당초 이같은 상황을 예견한 화이자가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에게 충분히 많은 양을 계약하자고 제안했으나 정부가 이를 무시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비난이 나오고 있다.
뉴욕타임스(NYT)는 7일(현지시간) 화이자가 지난 7월 미국 정부 '초고속작전'팀에게 기존 1억회분보다 많은 5억회분의 계약을 제안했음에도 이를 거절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정부는 올 여름 화이자와 백신 1억회분에 대한 구매 계약을 체결하고 필요시 5억회분도 추가 주문할 수 있도록 했다.
화이자 백신은 현재 수요급증, 원료공급 차질 등의 문제가 동시에 발생하면서 물량 부족사태가 심해지고 있는 상태다. 화이자는 이날 성명을 내고 다른 국가들과의 계약체결로 인해 미 정부에게 내년 6월말~7월까지 추가 공급이 힘들 것이라고 알리며 "1억회분 이상 공급에 대해서는 별도의 협의를 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워싱턴포스트(WP)는 "내년 봄이나 초여름까지 미국인 대부분에게 백신을 맞게 하겠다는 정부의 일정이 지켜질 수 있을 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지적했다.

미국 보건복지부(HHS) 대변인은 이날 "트럼프 정부가 미국인을 위해 더 많은 백신을 확보할 결정적 계기를 놓친 것이냐"는 질문에 "계약대로 1억회분을 확보할 것"이라며 "그외에도 5개의 다른 백신 후보가 있다"는 답변을 내놨다고 미국 언론들은 전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신회의에서 미국인들에게 우선적으로 코로나19 백신을 접종하도록 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다. 해당 지침에는 미 국무부, 국제개발처(USAID) 등을 포함한 정부기관에 '아메리카 퍼스트' 접종을 최우선으로 여길 것과 백신에 대한 국제협력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WP는 이번 서명이 "실질적인 효과가 없다"고 지적하며 "미국 내 보급량 확대에는 영향을 주지 못할 것"이라고 판단했다. 화이자 백신은 빠르면 이번주 내 미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긴급사용에 대한 승인을 받을 것으로 예상된다.
[고보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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