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러 `다이아 수저`에겐 이 정도야…대학생 때 주식 단타로 542억 날려
입력 2020-12-08 11:45  | 수정 2020-12-15 12:36

이혼 합의금만 4억5300만파운드(약 6557억원)에 달하는 유럽 최대 규모의 러시아 백만장자 이혼소송 관련 공판이 7일(현지시간) 영국 런던 고등법원에서 처음 진행됐는데, 호화로운 러시아 재벌 일가의 삶이 공개돼 주목받고 있다.
8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7일 영국 고등법원에서는 러시아 석유 재벌인 파르크하드 아흐메도프의 전처 타티아나 아흐메도바가 아들 테무르 아흐메도프을 상대로 벌인 소송의 첫 공판이 진행됐다. 타티아나는 테무르가 아버지의 자산 은닉을 도왔다며 7000만파운드(약 1013억원)의 합의금을 요구하는 소송을 제기했다. 지난달 25일 미국 캘리포니아주 법원은 구글에 테무르의 이메일 전체를 타티아나가 증거로 사용할 수 있도록 넘겨주라고 판결해 주목받은 바 있다.
공판 과정에서 현재 27세인 테무르는 19세 때 런던 2900만파운드(약 420억원) 상당의 아파트를 선물받은 것으로 밝혀졌다. 17세 때는 메르세데스 자동차를 선물로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학생일 때는 주식 초단타매매로 무려 5000만달러(약 542억원)의 손실을 입은 것으로 드러났다.
테무르 측 변호사는 테무르가 아버지로부터 돈을 받은 건 맞지만 자금을 숨긴 게 아니라 투자로 날렸다고 주장하고 있다. 테무르 측 변호사는 "테무르가 런던정경대 재학 시설 데이 트레이딩 투자를 하다 돈을 잃었다"며 "러시아 거부들 중엔 상상할 수 없는 액수를 자녀들에게 아낌없이 쓰는 이들도 많다"고 주장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막역한 사이인 파르크하드 아흐메도프는 타티아나를 모스크바에서 만나 결혼한 뒤 1993년 런던으로 이주했다. 이들은 테무르를 키우며 2000년 영국 국적을 취득했다. 이들의 결혼생활은 2014년 파탄에 이르렀다.
2016년 12월 영국 법원은 파르크하드 아흐메도프가 타티아나에게 4억5300만파운드를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당시 아흐메도프의 전재산으로 추정되는 10억파운드의 41.5%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하지만 파르크하드 아흐메도프는 2000년 러시아 법원에서 이미 이혼이 이뤄졌다며 합의금 지급을 거부하고 있다. 타티아나는 파르크하드가 합의금을 지불하지 않기 위해 재산을 아들 테무르에게 증여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영국 법원에서 세기의 이혼소송이 벌어지고 있는 이유 중 하나는 영국이 "전세계 이혼 소송 수도"로 자리매김했기 때문이라고 FT는 해석했다. 영국 법원은 다른 국가들에 비해 이혼소송에서 경제적 약자에게 우호적인 판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해 유럽 각국의 이혼 소송이 영국 법원에서 진행되고 있다.
[김제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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