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빛바랜 `세계 금융 1번지`…골드만 자산운용본부도 월가 떠난다
입력 2020-12-07 15:07  | 수정 2020-12-14 15:36

미국 월스트리트가 있는 뉴욕주(州)를 떠나는 간판 금융사들이 줄잇고 있다. 비싼 물가에 높은 세금으로 불만이 컸던 기업들이 '원격근무 실험'에 성공하면서 줄줄이 탈(脫)뉴욕 대열에 동참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의 자산운용사업부가 월가를 떠나 플로리다주로 옮기는 방안을 논의 중이라고 블룸버그통신이 6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사안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골드만 경영진은 최근 플로리다 남부를 찾아 사무실 부지를 물색하며 주 당국과 세제 혜택을 조율하고 있다.
올 들어 미국 행동주의 사모펀드인 엘리엇 매니지먼트뿐 아니라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인 블랙스톤, 헤지펀드 시타델도 뉴욕 본부 비중을 줄이고 플로리다 거점을 키워왔다. 월가 터줏대감인 골드만삭스마저 연 80억달러 매출의 핵심 조직을 옮기면 '세계 금융 1번지'란 뉴욕의 지위에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인다.
뉴욕의 대안으로 플로리다가 각광을 받고 있는 건 세금 영향이 크다는 분석이다. 플로리다주는 개인 소득세를 부과하지 않는다. 뉴욕주 소득세 최고세율은 9%에 육박하며 뉴욕시 거주민은 여기에 최고 3.8%세율을 추가로 적용받는다. 코로나 여파로 재정 타격을 크게 입은 뉴욕주는 부유세를 신설하는 방안까지 거론하고 있다.
금융사들이 세부담을 피해 뉴욕을 잇달아 떠나는 와중에 올 들어 원격근무가 정착하면서 이런 흐름이 가속화하고 있다. 골드만삭스가 뉴욕 외 지역으로 자산운용 사업부를 옮기는 것도 원격근무 도입에 성공한 영향이라고 블룸버그는 전했다.
[진영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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