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변창흠 "고령자는 집값 상승 기대에 보수 정당 지지"
입력 2020-12-07 09:00  | 수정 2020-12-14 09:35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후보자가 과거 저서에서 "고령자의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것은 (보수정당이) 개발사업과 규제완화를 추진해 자신의 주택 자산 가치를 올릴 수 있다고 기대하기 때문"이라고 분석해 논란이 예상된다. 이는 자가 보유자나 고령자에 대한 정치적 편견을 드러낸 것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기 때문이다.
변 후보자는 자신이 공동저자로 참여한 '불평등 한국, 복지국가를 꿈꾸다'(2015) 저서 내용 중 '기로에 선 주거 불평등 문제와 개선 과제' 칼럼을 작성, 세대간 주거 불평등 문제를 거론하는 대목에서 이같이 밝혔다.
변 후보자는 이 칼럼에서 "2014년 기준으로 40세 미만 가구의 자가주택 보유율은 32.8%에 불과하지만 60세 이상 가구의 보유율은 73.9%에 이른다"며 "자가주택 보유율이 높을수록 주택 가격 하락에 저항하는 보수적 성향을 띨 확률이 높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나라 고령자일수록 보수정당 지지율이 높은 이유는 과거의 경제성장 경험과 지역 기반 네트워크 등에 의해서도 영향을 받기도 하지만, 보수정당일수록 각종 개발사업과 규제완화를 적극적으로 추진하기에 자신들의 주택 자산 가치를 상승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기도 하다"라고 했다.

또 "이들은 재산세나 소득세 증세를 통한 복지 비용 확대를 주장하는 진보정당보다는 자산의 80% 이상을 차지하는 부동산으로부터 발생하는 자산 차익이나 임대료 수입으로 안정적인 노후 복지 비용을 조달하도록 지원하는 데 적극적인 보수정당을 선호한다"라고 썼다.
이 같은 언급은 세대간 주거 격차가 크게 벌어졌고 청년층이 노인 세대보다 주거문제로 더 큰 고통을 받고 있으니 이들에 대한 관심을 가져야 함을 촉구하기 위해 나온 것으로 해석된다.
당시 보수정권인 박근혜 정부가 주택 정책을 과도하게 정치적인 지지에 의존하게 되면 청년층 주거 문제가 우선순위에서 배제될 수 있음을 경계하며 나온 말이다.
아울러 변 후보자와 가까운 사이로 알려진 김수현 전 청와대 정책실장도 과거 저서에서 비슷한 글을 쓴 바 있다.
김 전 실장은 지난 2011년 발간한 '부동산은 끝났다'에서 "자가 소유자는 보수적인 투표 성향을 보이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진보적인 성향"이라며 "우리나라의 경우 중대형 아파트가 밀집된 고소득층은 한나라당에 주로 투표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세대, 다가구 주택이 재개발돼 아파트로 바뀌면 투표 성향도 확 달라진다"며 "한때 야당의 아성이었던 곳들이 여당의 표밭이 된 데는 그런 이유가 있다"라고 밝혔다.
책의 일부 내용에 불과한 이 대목은 부동산 정책과 관련한 논란이 있을 때마다 소환되고 있다.
[김정은 기자 1derlan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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