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전기차 올라탄 현대차…내년 증시도 `씽씽`
입력 2020-12-06 18:19 
국내 자동차주가 내년에 10년 전 증시 때처럼 '제2의 차화정(자동차·화학·정유)' 장세를 이끌 것이란 기대가 나오고 있다.
신차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데다 친환경 에너지 패러다임 변화로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큰 게 대표적인 호재다.
올해는 당초 글로벌 신차 수요가 전년과 비교해 0.4% 늘어날 것으로 예상됐으나 코로나19로 인한 경기 침체로 전 세계적으로 10월 말 기준 17% 감소하며 부진했다.
내년은 코로나19 백신 출시로 경기 회복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가운데 중국 등 주요 시장에서 자동차 수요가 회복될 것이라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임은영 삼성증권 연구원은 "2021년 글로벌 자동차 수요는 올해보다 10% 늘어난 8000만대로 재정 여력이 충분한 선진시장과 중국, 한국 등에서 대중교통 수요를 흡수하면서 빠른 회복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전기차 시장 성장세에 대한 기대감이 크다. 하나금융투자에 따르면 올해 267만대로 추정되는 글로벌 전기차 판매 대수는 2025년 920만대로 연평균 27%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송선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정책 효과와 시장 사이클 효과, 가격 효과가 어우러져서 높은 성장세를 지속할 것"이라며 "유럽, 중국, 미국 순으로 높은 침투율을 예상한다"고 말했다. 침투율이란 해당 산업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말하는 것으로, 현재 전기차 침투율은 4% 수준에 불과해 시장이 열린 지 얼마 되지 않은 셈이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침투율 0~10% 국면이 산업 초입 시점으로, 특정 기업보다는 관련 기업 전체가 주목받으며 주가가 올랐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전기차 주가 성과가 가장 좋은 침투율 10% 도달 시점이 2023년으로 추정된다"며 "올해보다 내년, 후년 관련 산업(2차전지, 전기차) 성장이 더욱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이러한 긍정적인 분위기 속에 국내 양대 완성차 업체인 현대차와 기아차 선전이 기대된다는 분석이다.
이들 모두 신차 판매가 호조를 보이며 평균판매단가(ASP) 상승으로 이어져 실적 개선이 예상된다.
김평모 DB금융투자 연구원은 "양사 모두 경쟁력 있는 신차들의 판매가 본격화됨에 따라 2021년에 ASP 개선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ASP 증가 등에 따른 현대차, 기아차의 영업이익 증가분은 각각 1조3000억원, 1조1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현대차의 경우 현대차그룹 전기차·수소차 등 미래 모빌리티 부문 투자를 주도하고 있다는 점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는 의견이 많다. 이재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동차 업종 밸류에이션은 '이익 성장성의 함수'가 아닌 '미래차 기술혁신의 함수'로 변화하고 있다"며 "현대차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E-GMP) 출시를 시작으로 차세대 전기차 기술을 접목하게 될 전망으로 제네시스 EV, 아이오닉 5와 같은 매력적인 전기차 모델을 출시하기 시작하게 된다"고 말했다.
기아차는 인도 등 해외 시장에서의 선전으로 실적 개선 폭이 클 것이란 예상이 나온다. 김진우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완성차를 부품 회사보다 선호하며, 기아차가 현대차보다 이익 증가 폭이 더 가파르기 때문에 좋아 보인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은 현대차와 기아차의 내년 매출액을 올해 추정치보다 각각 14.7%, 15.6% 늘어난 120조3192억원, 69조2413억원으로 전망했다.
다만 이들 국내 완성차 업체 투톱이 선전한다고 하더라도 미국 테슬라 등 전 세계로 시야를 넓힌 국내 투자자의 투자 눈높이를 맞출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올해 들어 10월 말까지 현대차(2조4530억원)보다 테슬라(2조5700억원)를 더 많이 순매수한 상태다.
임은영 연구원은 "현대·기아차가 '제2의 차화정 랠리'를 재현하기 위해서는 폭스바겐, 도요타, GM 등 내연기관차 업체가 아닌 테슬라 등 전기차 업체 대비 상대적 매력이 돋보여야 한다"며 "전기차 경쟁 업체 대비 어느 한 가지 측면에서라도 차별화가 필요하고 실력으로 매력적인 밸류에이션을 보여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편 부품 업체 중에서는 현대모비스, 만도가 추천 종목으로 꼽혔다.
김평모 연구원은 "만도의 경우 현대·기아차 인도법인의 생산량 증가와 북미 고객사의 생산량 증가로 인도 및 북미 법인 매출 증가가 실적 개선을 이끌 것으로 예상된다"고 평가했다. 현대모비스에 대해서는 "전기차 전용 플랫폼에서 전기차 생산이 본격화됨에 따라 전동화 부문의 수익성 개선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강봉진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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