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확산세 억제 실패하자 꺼내든 '2.5단계'…"전국 거리두기 격상 필요"
입력 2020-12-06 17:08  | 수정 2020-12-13 18:03

정부가 오늘(6일) 수도권의 '사회적 거리두기'를 2.5단계로 격상한 것은 위험한 시설 및 활동에 대한 핀셋 조치를 추가한 이른바 '2+α' 카드를 꺼냈음에도 코로나19 확산세 억제에 실패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신규 확진자가 하루 600명이 넘고, 수도권에서 나흘 연속 400명 이상의 확진자가 나오면서 위중증 환자를 치료할 병상이 20개밖에 남지 않는 등 의료역량이 급격히 소진되자 단계 격상을 더는 미룰 수 없었던 것으로 보입니다.

정부는 최근 해외유입을 제외한 국내발생 확진자만 하루 500명 넘게 나오는 등 이번 '3차 유행'이 심각한 수준으로 전개되자 지난달 말부터 거리두기 격상 여부를 검토해왔습니다.

하지만, 50인 이상의 모임·행사를 금지하고 다중이용시설 이용을 최대한 억제하는 2.5단계가 시행될 경우 우려되는 사회적 반발과 경제적 피해를 우려해 수도권의 거리두기를 2단계로 유지하면서 사우나와 단체운동, 음악교습 등에 선별적으로 방역 조치를 추가하는 '2+α'를 선택했습니다.


연이은 거리두기 상향으로 국민이 지나친 피로감을 느낄 경우 방역 협조를 끌어내기 어렵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 거리두기 격상보다는 적재적소에 필요한 조치를 추가하는 '정밀방역'으로 돌파하려는 결정이었습니다.

그러나 일주일이 지난 현재 '2+α'의 효과는 미미한 상태입니다.

이날 신규 확진자는 631명으로 이번 '3차 대유행' 이후 최다 기록이자 '1차 대유행'의 절정기였던 2월 29일 909명과 3월 2일 686명에 이어 역대 3번째 규모였습니다.

지난달 초순 100명 안팎에 머물던 확진자 수는 중순부터 200명대로 올라서더니 300명대→400명대→500명대를 거쳐 600명대까지 치솟는 등 급확산하는 상황입니다.

이날 수도권 지역발생 확진자는 470명으로 코로나19 사태 이후 최다 기록이었고, 서울에서는 지난 2∼5일 나흘간 1천 명이 넘는 신규 확진자가 발생하면서 누적 확진자가 1만 명을 돌파했습니다.


병상 상황은 더욱 심각합니다. 코로나19 중환자가 입원할 수 있는 병상은 전국적으로 55개만 남았고, 수도권에는 서울 9개, 경기 6개, 인천 5개로 총 20개에 불과합니다.

수도권에 병상이 없으면 환자를 다른 지역으로 보내야 하지만 대전·전북·충남·전남에는 가용 병상이 하나도 남지 않았습니다.

중환자 병상이 소진되면 환자가 적시에 집중적인 치료를 받지 못해 사망자가 늘 수 있습니다. 실제로 2∼3월 대구·경북에서는 급격한 증상 악화에도 병상을 찾지 못해 사망한 사례가 있었습니다.

'사망자 최소화'를 목표로 대응하고 있는 정부로서는 코로나19가 의료역량의 범위를 초과하다 의료체계가 붕괴하는 수준으로 전개되는 것을 막아야 하는 시점입니다.

급격한 환자 증가로 인해 의료체계가 무너지면 국민은 원칙적으로 집에서만 머물고, 필수시설을 제외한 대부분의 시설이 문을 닫는 3단계 격상이 불가피해집니다.

정세균 국무총리는 이날 수도권 2.5단계 조치를 설명하면서 "중환자 병상이 부족해져서 소중한 생명 지키지 못하는 일 벌어져선 안 된다. 방역당국과 지방자치단체, 의료진이 힘을 모아 중환자 병상을 최대한 확보해달라"고 당부했습니다.

그러면서 "대다수 국민이 일상에서 겪을 불편과 제약, 수많은 소상공인과 자영업자가 또다시 감내해야 할 경제적 정신적 고통을 생각하면 마음이 무겁지만 지금 위기를 넘어서야 평온한 일상을 조금이라도 빨리 되찾을 수 있단 점을 이해해달라"고 강조했습니다.

서울시가 전날부터 '저녁 9시 이후 서울 멈춤'에 들어간 데 이어 정부가 2.5단계를 공식적으로 선언함에 따라 방역은 추진력을 얻을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코로나19가 최근 수도권을 넘어 전국적인 유행에 들어갔기 때문에 수도권 단독 2.5단계의 효과는 제한적일 수밖에 없다는 의견도 나옵니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이미 2단계로 올린 지역들도 있어서 전국적으로 2단계 이상으로 올려야 수도권 2.5단계에 따른 풍선효과를 막을 수 있을 것"이라며 "전국을 2.5단계 격상할 필요가 있는 시점"이라고 말했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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