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겹악재 속 이낙연 '취임 100일'…'어대후' 돌파구 모색해야
입력 2020-12-06 15:42  | 수정 2020-12-13 16:03

여권의 유력 대권주자인 더불어민주당 이낙연 대표가 오늘(6일) 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취임 100일'을 보냈습니다.

검찰 조사를 받던 중 갑작스레 숨진 이경호 당대표 부실장의 발인이 진행된 날이었습니다.

이 대표는 SNS에 "영정 아래서 나는 겨우 울음을 누르며 기도만 드린다"는 애도 글을 올려 비통함을 드러냈습니다.

이날 기자간담회 등 공개 메시지 없이 하루를 보낸 이 대표는 슬픔 속에서 자신의 정치 행로를 두고 여러 생각에 잠겼을 것으로 보입니다.


이 대표는 지난 8·29 전당대회에서 60.77%의 압도적 득표율로 당권을 거머쥘 때만 해도 '어대후'(어차피 대통령 후보는 이낙연)라는 말까지 나오는 등 대세론을 구가했지만, 최근 들어 동시다발적으로 악재가 터지면서 돌파구를 모색해야 하는 처지에 놓여 있습니다.

일단 당내에선 이 대표를 두고 지난 3개월간 산적한 과제를 무난하게 처리하며 남다른 리더십을 보여줬다는 평가가 나옵니다.

윤리감찰단을 출범시켜 다주택 논란을 빚은 김홍걸 의원을 제명하고 자당 정정순 의원의 체포동의안을 신속히 처리하는 등 비리 문제에 있어선 매우 단호한 태도를 취했습니다.

정책 측면에서도 성과가 적지 않았습니다. 지난 9월 2차 재난지원금 지급을 위한 4차 추가경정예산을 여야 합의로 최단기간 내 처리했고, 필수노동자를 위한 '이낙연표' 지원 대책도 내놔 이목을 끌었습니다.

그러나 대권주자 지지율은 하향 곡선을 그렸습니다. 대부분 여론조사에서 지지율이 20% 안팎으로 떨어졌고, 당내 유일한 경쟁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와의 박스권 경쟁 구도는 두 달 넘게 이어지고 있습니다.

대표 취임 당시 대선으로 직행할 듯한 했던 기세가 꺾인 것은 예상치 못했던 외부 요인 탓도 컸습니다.

특히 부동산시장 파동과 '추미애-윤석열' 갈등에 정치권이 함몰된 것은 국민들에게 믿음직한 차기 주자의 모습을 보여줘야 하는 그로서는 실로 답답한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여기에 검찰 수사선상에 올라 있던 측근의 사망이란 악재가 터졌습니다.

숨진 이경호 부실장은 이 대표가 국회의원 시절부터 인연을 맺어온 최측근 인사로, 옵티머스 복합기 임대료 지원 관련 의혹에 더해 기업으로부터의 금품수수 의혹 보도까지 나오면서 이 대표의 정치적 부담을 가중시키고 있습니다.

여권 내에서는 민주당이 꼽은 15개 미래입법과제 가운데 권력기관 개혁 입법의 완수 여부가 '이낙연호'의 성패를 가를 분수령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옵니다.

이 대표는 지지층의 관심이 높은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법(공수처법), 국가정보원법, 경찰청법 개정안 등의 정기국회 내 처리 의지를 거듭 천명하며 결의를 내보이고 있습니다.

개혁입법 성과를 토대로 4월 서울·부산시장 보궐선거까지 성공적으로 치러낸다면 가벼운 발걸음으로 대권을 향해 가속 페달을 다시 밟을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제기됩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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