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가치 vs 프리미엄 소비 양극화시대…개인화 이커머스로 공략
입력 2020-12-06 14:15 
지난 4일 열린 매경 패션·뷰티·유통 CEO 포럼에서 경우선 맥킨지 부파트너가 '코로나19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충우 기자>

"코로나19로 인해 소비에서 가성비와 프리미엄 두 가지 제품이 잘 팔리는 양극화 현상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기업들은 개인화된 이(e)커머스를 통해 소비자들을 공략해야합니다."
지난 4일 오전 서울 중구 매경미디어센터에서 '매일경제 패션·뷰티·유통 최고경영자(CEO) 포럼' 강연자로 나선 경우선 매킨지 부파트너는 '코로나19는 세상을 어떻게 바꿀 것인가'를 주제로 코로나19로 변화한 소비시장의 트렌드를 설명하며 이렇게 강조했다. 개인방역수칙과 사회적 거리두기를 철저히 준수하는 가운데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진행된 이날 포럼엔 업계 CEO와 임원 등 20명이 참석했다.
코로나19 발병 이후 팬데믹이 장기화하면서 시장을 관통하는 키워드는 '공포'다. 경 부파트너는 "기업들이 (코로나19로)공포감에 사로잡힌 소비자들의 행동이 어떻게 변화하는지를 이해해야 적절한 대처가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그는 "공포로 인해 소비 패턴과 습관이 바뀌고 있다"며 "에볼라, 메르스, 신종플루 등 앞선 팬데믹 사례를 고려하면 코로나19로 인한 공포의 '종식'은 치료제와 백신이 개발된 뒤 최소 10개월에서 최대 27개월이 소요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
팬데믹 장기화로 불황의 그늘이 깊어지면서 가처분 소득이 줄어드는 등 가계 소비가 위축되고 있다. 이로 인해 코로나19 발발 이전보다 가성비 상품을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경 부파트너는 "맥킨지가 설문조사를 한 결과 코로나 이후 생활용품, 식품 등에 대해 가성비/PB 상품을 처음 이용하거나 더 많이 이용한다는 응답자가 58%에 달했다"며 "일반 상품에서 가성비/PB 상품으로 전환한 뒤 만족하거나 매우 만족한다는 답변이 83%에 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생산 비용이 적은) 중소기업에 PB 상품 생산을 맡기던 유통업체들이 이제는 고품질 제품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는 대기업으로 넘어가고 있다"고 덧붙였다. 신세계백화점 PB 상품인 엘라코닉 파자마의 올해 3~4월 매출은 전년 같은기간 대비 21.6% 상승했다. 홈플러스 PB 상품인 '시그니처' 위생용품(성인/베이비용 물티슈)은 올해 2~4월 매출이 지난해 1월 대비 13% 올랐다.

가성비 위주 소비가 늘어나는 만큼 프리미엄 소비도 증가했다. 경 부파트너는 "건강, 면역, 친화경에 대한 의식이 증대됐다"며 "소비자들이 안전한 제품인지 사전에 확인하고, 제조공정을 이해하는데 더 많은 시간을 투자하며, 친환경 제품을 더 많이 구매하려고 한다"고 말했다. 억눌린 소비욕구 즉, '보복소비'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 5월 기준 전년 동기대비 주요 백화점 해외명품 매출 성장률은 19~22%를 기록했다.
경 부파트너는 이 외에도 △온라인의 압축적 성장과 언택트 쇼핑 대중화 △동일 포맷 내 승자와 패자 간 격차 심화(승자 독식) △집콕 카테고리 소비 증가 등을 코로나19로 인한 국내 소비자의 트렌드 변화로 제시했다.
경 부 파트너는 "오프라인 패션 시장은 역성장하는 반면 온라인 패션 시장은 급격히 성장하고 있다"며 "온라인 침투율(비중)은 올해 27%를 기록했는데, 당분간 성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그는 "특히 50대 이상의 시니어가 새로운 이커머스 고객으로 등장하고 있다"며 "오프라인 매장을 찾는 중장년 고객이 많아 디지털화가 어렵다고 생각할 것이 아니라 이들에게 온라인 회원 가입방법을 알려주는 등 중장년층을 온라인 시장으로 끌어들일 방법을 고민해야한다"고 조언했다.
경 부파트너는 코로나19로 인한 위기 상황에 대처하기 위한 기업의 전략이 필요하다며 △매출 극대화(이커머스 및 옴니채널 통합 추진) △비용 절감(디지털화 및 자동화로 생산성 극대화) △M&A(신규 시장 물색) △디레버리징(저성과·비전략적 자산 처분 검토) 등을 제시했다.
경 부파트너는 "패션/뷰티 기업들은 단기 수익성이 회사 생존에 핵심이지만 중장기 브랜드 가치를 고려해야한다"며 "디지털 판매 방식, 데이터 분석에 기반한 사업 운영과 더불어 M&A도 고려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나이키는 디지털 사이니지 등을 적용한 디지털 스토어를 운영 중이다. 소비자가 스크린 위에 신발을 올려놓으면 제품 정보를 확인하거나 타 제품과 비교해볼 수 있다.
M&A도 기업들이 눈여겨 볼 점이다. 경 부파트너는 "1918년 발병해 팬데믹을 일으킨 스페인독감이 종식된 후 유동성 위기를 겪는 기업들이 M&A 시장에 대거 매물로 쏟아져나왔다"며 "코로나19 종식 이후에도 비슷한 상황이 벌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새로운 정장 기회 확보를 위해 M&A 시장을 관심있게 볼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영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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