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코스피 2700까지 뚫었는데...개미, 곱버스에 연일 베팅 왜?
입력 2020-12-06 14:05 

코스피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지난 4일 2700선까지 넘어섰지만 동학개미로 불리는 개인 투자자들은 11월에 이어 12월에도 주가 하락에 베팅하는 '인버스 레버리지 ETF'를 집중 매수하고 있다. 주가 급등 피로감에 조만간 꺾일 것이라는 판단에서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일평균 거래대금은 1503억원이었지만 지난달에는 6987억원으로 5배 가까이 급증했다. 그만큼 단기 트레이딩 목적의 투자가 많았다는 점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인버스 ETF는 주가가 하락할 때 수익을 거두는 상품이다. 인버스 레버리지 ETF는 일명 '곱버스'로 불리는 상품으로 주가 하락의 2배 수익을 기대하는 상품이다. 반대로 주가가 오르면 2배 손실을 입게 돼 리스크가 큰 상품으로 분류된다. 곱버스에 투자하는 개미가 그 정도의 리스크를 고려하기 때문에 걱정할 것 없다는 견해도 있지만 손실 확대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적지 않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대표적인 곱버스 상품인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지난달 삼성전자(우선주), 네이버, LG전자, 기아차 등을 제치고 개인 순매수 1위(6881억원)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300.16(11월2일 종가)에서 2591.34(11월30일 종가)로 12.7% 상승했지만 KODEX 200선물인버스2X에 투자한 개인의 평균 수익률은 -19.2%로 집계됐다.

개인의 곱버스 순매수는 지수가 2700포인트를 돌파한 12월에도 이어지고 있다. 지난 1~4일 유가증권시장에서 개인 순매수가 가장 많은 종목 1위가 삼성전자(우선주)였고 2위가 KODEX 200선물인버스2X로 집계됐다. 개인은 나흘간 이 상품을 1513억원 순매수해 압도적인 2위를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는 2634.25에서 2731.45로 4% 올랐지만, KODEX 200선물인버스2X는 반대로 -4.3%의 수익률 기록했다.
개인 투자자들이 증시 흐름과 반대되는 투자 패턴을 보이는데 대해 금융투자업계에선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코스피가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자 개별 종목에서 차익을 실현한 동학개미들이 지수 하락을 예상하고 인버스, 곱버스 투자를 늘리는 것 같다"며 "언제간 닥칠 조정을 기대한 투자인데 시장 흐름과 다를 수 있어 투자에 주의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수민 신영증권 연구원은 "과거 사례를 봐도 지수 상승에 대한 대응으로 인버스 매수가 많이 들어온다"며 "레버리지 상품은 누적기간 동안 처음과 끝의 가격을 기준으로 수익률을 계산하지 않고 매일 정산하기 때문에 투자기간이 길어지고 그 기간 중 변동성이 심하면 예상과 다른 수익률이 나올 수 있어 단기 투자에나 적합한 상품"이라고 설명했다.
스마트한 개미로 변신한 동학개미가 올해 시장에서 선전한 만큼 동학개미의 곱버스 투자가 적중할 것이라는 분석도 있다. 스마트해진 개인들이 무턱대고 곱버스에 투자하는게 아니라는 얘기다. 전문가들의 장미빛 지수 전망도 과거 사례를 봤을 때 거의 맞지 않기 때문에 인버스 레버리지 ETF로의 분산 투자도 나쁘지 않은 선택이라는 평가다.
한편 ETF 월간 수익률 하위권은 전부 곱버스 상품이 휩쓸었다. KODEX 200선물인버스2X의 월간 수익률은 -25.4%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KOSEF 200선물인버스2X -25.3%, TIGER 200선물인버스2X·KBSTAR 200선물인버스2X -25.2% 등으로 뒤를 이었다.
한국거래소는 내년 1월 4일부터 기존 투자자에 대해서도 레버리지 ETF 기본예탁금 제도를 시행할 예정이다. 곱버스 신규 투자자는 지난 9월 7일부터 기본예탁금을 예탁해 오고 있는데 내년부터는 기존 투자자도 증권사별로 정한 예탁금을 예탁해야 매수 주문을 할 수 있다.
[문지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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