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손보업계 3분기말 실손보험 손실액 1조7000억원
입력 2020-12-06 13:25 

올해 코로나19 대유행에 따라 다른 질환으로 인한 병원 이용이 감소했으나 실손의료보험(실손보험) 보험금 지출은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6일 손해보험업계에 따르면 올해 들어 3분기까지 손해보험업계의 실손보험 보험금 지급액, 즉 발생손해액은 7조4745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작년 같은 기간 발생손해액 6조7500억원보다 10.7% 증가한 규모다.
가입자가 낸 보험료에서 영업·운영비용을 제외한 '위험보험료'에서 발생손해액을 뺀 금액, 즉 '손실액'은 작년 3분기 말 1조5921억원에서 올해 3분기 말 1조7383억원으로 확대됐다.
3분기 말 현재 위험손해율은 130.3%로 작년 같은 시기의 130.9%와 비슷한 수준이다. 위험손해율이란 발생손해액을 위험보험료로 나눈 비율이다.

이러한 추세라면 작년에 이어 올해도 손해보험업계에서만 실손보험으로 2조원 넘는 손실을 기록할 것이 확실시된다.
실손보험 손실액 증가는 경증 외래환자 중심인 의원급 의료기관에서 도수치료 같은 건강보험 미적용 진료가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진단이다. 병원비 부담이 큰 중병 탓이 아니라는 지적이다.
또 과반수 가입자가 외래 진료비조차 청구하지 않지만, 소수 가입자는 많게는 수백회씩 진료를 받을 정도로 이용량이 많다.
실제 보험연구원 자료를 보면 전체 가입자 중 연간 입원비 100만원 이상을 청구하는 가입자는 2∼3%에 불과하다. 95%는 입원비를 아예 청구하지 않거나 청구금액이 연간 50만원 이하 구간에 속했다. 외래 진료도 9%가량이 연간 30만원 이상을 청구하고, 80% 이상은 10만원 미만을 청구하거나 한 번도 청구하지 않았다.
소수 가입자에 편중된 실손보험 청구 여파가 대다수 실손보험 가입자의 보험료 부담 가중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보험연구원 관계자들은 말했다.
실손보험 손해율 악화로 보험료는 갱신 때마다 대폭으로 인상되고, 고령자를 받아주지 않는 보험사도 늘고 있다.
금융당국은 현재 상태로는 실손보험이 지속할 수 없다고 판단, 상품 구조 개편을 추진했다. 금융위원회는 이번 주 중병을 제외한 비급여 의료 이용량에 따라 보험료를 차등화하는 '4세대' 실손보험의 구조를 발표할 예정이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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