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도박업으로 떼돈벌더니...세금 1100억원 떼먹어
입력 2020-12-06 12:00 
국세청이 6일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내지 않는 체납자 6965명 명단을 공개했다. 내지 않고 밀린 국세가 2억원이 넘고 체납이 발생한 지 1년 넘은 이들이 대상이다.<매경DB>

중국인이 주력 고객인 성형외과 원장A씨는 브로커를 통해 환자를 모집하며 수술 대금을 중국에서 신용카드로 결제하도록 한 뒤 브로커가 성형외과에 직접 송금하는 방식으로 불법 환치기 수익을 올리다 적발됐다. A씨는 수술 내역을 숨기기 위해 전산 차트를 조작하는 등 소득세를 적게 신고하는 방식으로 영업하다 결국 조세 포탈범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다.
정기 기부 회원이 없는 기부단체 C는 연말정산 기부금 공제를 받으려는 사람이 찾아오면 수수료를 받고 고액의 기부금 영수증을 내주는 불법 행태를 이어오다 조세당국에 적발돼 가산세 수백만원을 추징당했다.


국세청이 6일 고액의 세금을 상습적으로 내지 않는 체납자 6965명(개인 4633명·법인 2332곳) 명단을 공개했다. 내지 않고 버틴 국세 규모가 2억원이 넘고 체납이 발생한 지 1년 넘은 이들이 대상이다. 고액·상습체납자를 비롯해 불성실 기부금단체 79개, 조세포탈범 35명의 인적사항도 국세청 홈페이지(nts.go.kr)에 공개됐다.
고액·상습 체납자 상위 명단에는 세금포탈범, 불성실 기부금단체를 비롯해 도박업체를 운영하며 고액의 매출을 올리면서도 수천억원대 부가가치세를 내지 않고 버티다가 공개된 사람이 많았다.

올해 신규 개인 고액체납자 명단 <자료=국세청>

이번에 새로 고액·상습체납 명단에 이름을 올린 사람 가운데 체납 규모가 가장 큰 개인은 도박업을 운영하는 이성록씨(44)로 금액이 1176억원에 달했다. '에이치필름주식회사'의 한승원씨(52), 소매업체 '돈짜루'를 운용하는 엄인준씨(39)도 체납액이 각 592억원, 463억원으로 많았다.
올해 이전으로 범위를 넓혀보면 체납 규모가 가장 큰 개인은 여가 서비스업을 영위하는 홍영철씨(46)로 지난해 명단 공개된 이후 부가가치세 등 1632억원을 밀린 것으로 나타났다.

전체 개인 고액체납자 명단 <자료=국세청>

올해 신규 명단 공개 대상은 아니지만 여전히 세금 내지 않고 버티는 유명인도 많다. 전두환 전 대통령은 지난 2018년 국세 체납자 명단에 오른 후 양도소득세 31억원을 아직까지도 내지 않고 있고, 재판 청탁 명목으로 100억원 부당 수임료 받았던 최유정 변호사도 종합소득세 68억원 체납 중이다.
전 신동아그룹회장인 최순영씨는 1073억원, 전 제이유개발 대표를 지냈던 주수도씨는 570억원 어치 세금을 15년이 넘도록 내지 않아 체납 불명예 리스트에 올랐다.

법인 신규 체납자 명단 <자료=국세청>

올해 공개된 법인 중 체납액이 가장 많은 곳은 경기 평택 소재 하원제약으로 근로소득세 등 체납금액은 260억원에 달했다. 현재 법인 체납 1위는 2009년 공개된 도소매업체 삼성금은으로 체납 규모는 1239억원이다.

법인 전체 체납자 명단 <자료=국세청>

올해 공개 대상은 지난해에 비해 127명 늘어났지만 100억원 이상 초고액 체납자가 감소하며 전체 체납액은 4조 8203억원으로 전년 대비 5870억원 줄었다.
국세청 관계자는 "세법상 의무 위반자에 대한 명단 공개를 계속 실시해 불공정행위에 대한 경각심을 높이고 건전한 납세문화를 조성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김정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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