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압구정 재건축 기대감에 강남 집값 다시 `강세`…외곽 매수세도 거세
입력 2020-12-06 11:33 
공인중개사 사무소에 붙은 부동산 정보 바라보는 시민[연합뉴스 자료사진]

'7·10 대책'과 '8·4 대책' 이후 상승세가 한풀 꺾였던 서울 아파트값이 다시 들썩이고 있다. 전세 품귀에 크게 오른 서울 외곽 아파트 전셋값은 매매가격을 견인하고 있다.
6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값은 지난주 0.03% 올라 8·4 공급대책 발표 직전인 8월 첫째 주(0.04%) 이후 가장 큰 폭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7월 첫째 주 0.11%까지 커졌던 서울 아파트값 상승률은 8월 2∼3주 0.02%에 이어 이후 10주 연속 0.01%를 기록했다.
두 달 넘게 안정적으로 유지되던 서울 아파트값은 전세난 회피 수요가 외곽의 중저가 아파트로 몰리며 지난 달 꿈틀대기 시작해 4주 연속 0.02% 상승률을 이어간 뒤 지난주 0.03%로 오름폭을 더 키웠다.
강남구 아파트값은 8월 2주부터 11월 3주까지 15주 동안 -0.01∼0.01% 사이에서 상승·하락을 반복하다가 11월 4주 0.03%, 지난주 0.04% 상승으로 오름폭을 키웠다.

서초구도 같은 기간 15주 연속 상승률이 0.00%로 '0의 행진'을 이어가다가 11월 4주 0.02%에 이어 지난주 0.03%로 상승 곡선을 그리기 시작했고, 송파구도 15주 연속 0.00∼0.01%에서 최근 2주 0.02%, 0.03% 상승으로 분위기가 바뀌었다.
강남권 아파트값 상승은 압구정 현대 등 재건축 단지의 사업 추진에 속도가 붙었기 때문이라는 게 감정원과 현지 부동산 업계의 설명이다.
6개 구역으로 나눠 재건축을 추진 중인 압구정지구는 현재 가장 큰 3구역(현대1∼7차, 10·13·14차)을 포함해 1∼5구역이 조합 설립 요건인 주민 동의율 75%를 넘긴 상태다.
이런 분위기 속에 집값도 뛰고 있다.
압구정동 현대2차 160.28㎡는 지난달 5일 42억8000만원(6층)에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로 거래됐다. 직전 거래인 8월 42억원(9층)에서 3개월 만에 8000만원 오른 값에 거래가 이뤄진 것이다.
하루 전인 4일에는 현대6차 144.2㎡가 37억5000만원(9층)에 거래되며 직전 거래인 10월 36억원(3층)보다 1억5000만원 뛴 값에 매매됐다.
준공 32년을 맞은 서초구 서초동 삼풍아파트 전용 130.73㎡는 지난달 20일 28억원(8층)에 매매 계약서를 쓰며 신고가로 매매됐다. 이 아파트는 올해 8월 26억7500만원(9층)으로 최고 가격에 거래된 이후 지난달 4일 26억8000만원(13층), 20일 28억원으로 한 달에 두 번씩 신고가 기록을 갈아치웠다.
◆ 전세난 회피 수요 노원·구로·강서 등 몰려…거래 반등 견인
전세난에 지친 실수요자들의 서울 외곽 중저가 아파트 매입도 계속되고 있다.
올해 서울의 아파트 거래는 6월 1만5615건(서울부동산광장 자료 참고)으로 정점을 찍은 이후 급격히 꺾여 9월 3765건까지 감소했다가 10월 4367건으로 반등하며 거래가 다시 늘고 있다.
지난달 거래는 3123건으로 10월의 71.5% 수준에 그치고 있지만, 신고기한(30일)이 25일이나 남아있는 것을 고려하면 10월 거래량을 넘어설 가능성이 크다.
거래 반등을 이끄는 지역은 중저가 아파트가 많은 서울 외곽 지역이다.
지난달 서울에서 아파트 거래가 가장 활발했던 지역은 노원구(289건)였고, 구로구(275건), 강남구(207건), 강서구(200건) 등의 순이었다.
10월에 거래가 가장 많았던 지역 1·2위도 노원구(397건), 강서구(333건)가 차지했다.
노원구 상계동 D 공인 대표는 "전셋값이 억 단위로 오르다 보니 전세를 빼고 대출을 최대한 받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음)로 아예 집을 사려는 문의가 늘었다"며 "수요가 붙으니 가격은 더 오르고 있다"고 귀띔했다.
실제 노원구 중계동 롯데우성아파트 115.26㎡는 지난달 7일 13억1000만원(8층)에 신고가로 거래됐고, 같은 동 금호타운 84.98㎡는 지난달 6일 7억7000만원(9층)에 역시 최고 가격으로 거래가 이뤄졌다.
지난달 7일과 23일에는 노원구 상계동 불암현대 59.4㎡와 월계동 삼호4차 50.18㎡가 각각 4억8800만원(20층), 6억500만원(8층)에 각각 신고가로 손바뀜됐다.
[조성신 기자 robgud@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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