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울산시의회 해외연수 예산 `아전인수` 논란
입력 2020-12-04 10:53 

울산시의회가 코로나 팬데믹 상황에서 공무원들의 해외연수 예산 편성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으나 정작 자신들의 해외연수 예산은 삭감 없이 편성해 논란이 일고 있다.
4일 울산시의회 등에 따르면 울산시의회는 내년도 시의원 22명의 해외연수 예산으로 1인당 330만원씩 7260만원을 편성했다. 의회 운영위원회는 지난 달 중순 이 예산을 원안 가결했고, 시의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에 올릴 예정이다. 예결위에서도 통과되면 본회의를 거쳐 예산이 확정된다.
시의회 사무처는 내년에도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 팬데믹이 해소되지 않으면 추경을 통해 예산을 삭감하는 등 유연하게 대응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시의회는 울산시 공무원들의 내년도 해외연수 예산 편성에 대해서는 강하게 비판해 앞뒤가 맞지 않는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지난 달 26일 시의회 행정자치위원회 일부 의원들은 울산시 예산안 예비심사에서 울산시가 공무원 해외연수비를 편성한 것을 두고 부적절하다고 지적했다.

국민의힘 고호근 의원은 "내년에도 코로나 상황이 이어질 것으로 예측되는 상황에서 7억원이 넘는 예산을 해외연수비 명목으로 편성하는 것는 맞지 않다"며 "추경에 편성해도 될 것으로 보이는 데 꼭 당초 예산을 고집하는 이유는 뭔가. 예산 편성에 신중을 기해달라"고 지적했다.
더불어민주당 이미영 의원은 "공무국외여비 6억원, 우수공무원 해외정책연수, 시책개발해외연수, 모범 노조원 해외연수, 장기근속 공무직 해외연수 등 15억원이 넘는 해외연수 예산을 편성했는데 시기적으로 맞는지, 시민들의 어려움을 체감하고 있는지"라고 비판했다.
울산시가 편성한 내년도 공무원 해외연수비는 우수 공무원 해외 정책연수비 2억원, 시책개발해외연수(배낭연수) 4억4000만원, 모범 노조원 해외연수비 7000만원, 장기근속 공무직 해외연수 4000만원 등 총 7억5000만원이다. 여기에다 공무국외여비 6억원을 합하면 총 13억5000만원 정도이다.
울산 시민단체는 울산시의회의 이중적 행보를 비판하면서 코로나 상황을 감안해 시의회와 울산시 모두 해외연수 예산 조정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울산 중구의회는 최근 코로나19 고통 분담을 위해 내년도 해외연수 예산 5700여만원을 자진 삭감해 울산시의회와 대조를 보였다.
김지훈 울산시민연대 시민감시팀장은 "공무원 해외연수 예산을 비판한 시의회가 정작 본인들의 관련 예산은 그대로 올린 것은 자정 노력을 하지 않는 것"이라며 "얼마 되지 않은 금액이지만 코로나19 극복 의지를 보여주기 위해서라도 해외연수 예산은 코로나19 위기 대응에 사용돼야 한다"고 말했다.
[울산 = 서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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