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겨울 들녘엔 수많은 '마시멜로'…농가 소득 vs 철새 피해
입력 2020-12-03 19:30  | 수정 2020-12-03 20:31
【 앵커멘트 】
해마다 초겨울 이맘때 겨울 들녘엔 마시멜로처럼 생긴 하얀 물체들이 끝없이 펼쳐져 장관을 이루는 모습 보게 되는 데요.
수확을 마치고 남은 볏짚을 돌돌 말아 가축 사료로 만든 곤포 사일리지입니다.
곤포 사일리지가 농가 자원이 되기도 하고, 때로는 관광상품, 또 철새를 눈물짓게 하기도 한다고 하는데, '마시멜로 스토리' 윤길환 기자가 드론으로 돌아봤습니다.


【 기자 】
- 마시멜로 음악 -

▶ 스탠딩 : 윤길환 / 기자
- "탁 트인 시골 도로를 지날 때 주변 들판에서 동그랗고 하얗게 생긴 물체를 본 적이 있을 겁니다. 이 하얀 물체는 수확을 마치고 남은 볏짚을 비닐로 말아 만든 곤포 사일리지인데요. 논밭의 공룡알, 또는 마시멜로라고도 불리는 곤포 사일리지는 겨울철 휑한 논밭에 이색 풍경을 연출하고 있습니다."

이 목장은 곤포 사일리지에 색을 입혀 예쁜 인형을 만들었습니다.

관광객들에겐 사진 찍을 장소로 그만입니다.

▶ 인터뷰 : 강현규 / 목장 관광객
- "처음엔 어떤 건지 몰랐다가 볏짚인 걸 알고 나서 다시 보니까 너무 신기했고 다른 친구에게 소개하고 싶을 만큼 멋지고 예쁜 것 같아요."

곤포 사일리지는 '소의 김치'로 불릴 정도로 영양가가 높아 가축들 겨울나기에 안성맞춤입니다.

볏짚 같은 목초류에 유산균을 넣어 발효하는데 50일 정도 숙성된 곤포 사일리지는 500kg 한 개가 5만 원 정도에 팔립니다.


▶ 인터뷰 : 원유국 / 경기 이천시
- "축산 농가가 사들이면서 일정 부분 대가를 치르기 때문에 (농민은) 쌀 수확 말고 볏짚으로도 소득이…."

"하지만, 곤포 사일리지가 마냥 좋기만 한 건 아닙니다.

내년 농사를 위해선 추수를 마친 볏짚을 논에 그대로 둬야 땅이 양분을 흡수해 토질이 좋아지기 때문인데요.

또 하나 중요한 건 이 볏짚이 겨울 철새의 소중한 먹이라는 점입니다."

▶ 인터뷰 : 유승화 / 국립생태원 연구원
- "곤포말이로 인해서 낙곡의 양이 감소하기 때문에 수조류의 먹이 자원이 감소하는 역할을 한다고 볼 수 있습니다."

이색 겨울 풍경을 연출하는 곤포 사일리지.

농가엔 수입, 가축엔 먹이. 땅과 철새에는 불청객, 4색 모습으로 겨울 들녘을 지키고 있습니다.

MBN 뉴스 윤길환입니다.

영상취재 : 조영민 기자
영상편집 : 이주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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