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내년 플랫폼株에도 실적장세…승자독식 더 공고해진다"
입력 2020-12-03 17:36  | 수정 2020-12-03 20:17
◆ 2021 韓증시 전망 ④ 인터넷 ◆
언택트 대표 주자인 인터넷·플랫폼 업종 주가를 올해는 '기대감'이 밀어올렸다면, 내년에는 '실적'이 주가 방향성과 폭을 결정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콘텐츠·이커머스 등 각 분야 플랫폼 패권을 둘러싸고 승자독식 현상이 분명해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3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인터넷 업종을 대표하는 네이버와 카카오의 올해 주가 상승률은 각각 54%, 144%에 달했다. 증권가에서는 내년 인터넷 기반의 커머스, 핀테크, 광고, 콘텐츠 등 사업 영역 확장에 따른 실적이 부각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오동환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국내 인터넷 플랫폼의 비즈니스 확장은 더욱 가속화될 전망"이라고 진단하면서 "네이버, 카카오의 매출 성장률과 이익률은 올해보다 더욱 상승하며 주가 상승세를 내년까지 이어갈 것"이라고 예상했다.
특히 콘텐츠 부문 성장세에 주목해야 한다는 게 증권가 시각이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내년 웹툰 콘텐츠 거래대금은 네이버 1조7000억원, 카카오 1조5000억원 수준까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네이버는 스튜디오드래곤, CJ ENM 등과 협력을 통해 영상 제작을 강화하고 있다. 반면 카카오는 엔터·제작사에 대한 투자를 확대하는 한편 카카오TV 론칭을 통해 지식재산권(IP) 소싱-영상 제작-유통으로 이어지는 수직계열화를 완성했다.

이동륜 KB증권 연구원은 "네이버와 카카오 모두 웹툰을 중심으로 핵심 IP를 다수 확보하고 있다"면서 "영상, 게임 분야 프리미엄 IP 확장 및 성공 사례가 생겨나고 있으며 영상 콘텐츠 영역에서 국내 플랫폼 기업들 입지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증권사들은 내년 인터넷주 톱픽으로 카카오의 우세를 점쳤다. 삼성증권·KB증권·하이투자증권은 카카오를, NH투자증권은 네이버를 톱픽으로 선택했다. 김민정 하이투자증권 기업분석부 차장은 "카카오는 플랫폼과 콘텐츠 매출 비중에 대해 절반씩 균형 잡힌 사업 포트폴리오를 구축하고 있다"면서 "플랫폼 생태계를 둘러싼 경쟁 환경에서 콘텐츠 경쟁력이 강화되고 있다는 것은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페이·모빌리티 등 신사업 부문 적자 개선으로 내년 영업이익 역시 크게 증가할 수 있을 것으로 증권가는 전망했다. 이날 KB증권에 따르면 네이버 화면에 걸리는 디스플레이 광고 매출액은 올해 대비 18%, 카카오톡과 결합된 광고 플랫폼인 비즈보드는 65% 이상 성장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카카오는 비즈보드 출시 이후 광고주 기반이 빠르게 확대되고 있다.
이동륜 연구원은 "비즈보드의 가파른 성장세가 내년 이익 성장의 핵심으로 작용할 전망"이라며 "이 부문 매출액은 전년 대비 65.2% 성장한 3580억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카카오페이지, 카카오뱅크 등 자회사 상장으로 인한 기업가치 재평가가 이뤄질 수 있다는 점도 기회 요인이다.
네이버는 이커머스 시장에서 네이버쇼핑, 네이버 라이브커머스의 거래대금이 크게 늘면서 시장 성장을 주도하고 있다. 안재민 NH투자증권 연구위원은 "쇼핑 거래대금 증가와 함께 네이버페이 거래대금도 성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커머스와 핀테크 부문은 내년 각각 28%, 32% 이상 성장하며 시장지배력이 높아질 것으로 증권가는 내다봤다. 플러스멤버십, 쇼핑라이브, 장보기 등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키는 서비스를 도입하면서 이용자 충성도 역시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신규 사업 투자에 따른 투자비와 마케팅 비용이 늘면서 영업이익률 상승세가 둔해지고 있다는 것은 약점으로 꼽힌다.
[김정범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MBN APP 다운로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