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상초유 `코로나 수능` 치른 수험생들 길거리로 쏟아져 나오면 그땐…
입력 2020-12-03 16:42  | 수정 2020-12-10 17:36

3일 사상초유의 '코로나 수능'을 치른 수험생. 방역당국은 이제 수능이 끝난 지금부터가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이미 지역 감염이 심각한 상황에서 49만명의 수험생이 뒤풀이 등을 위해 거리로 쏟아져 나올 경우 자칫 더 큰 확산을 촉발할 수 있기 때문이다.
방역당국이 이날 '가족 외식'조차도 가급적 자제해달라고 공개적으로 당부한 것도 이런 우려에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수능 시험이 끝난 지금부터의 방역 대응이 한층 더 중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1년 이상 시험 준비를 하면서 힘들었던 학생들이 수능 이후 그동안 미뤄왔던 친구나 지인들과의 만남을 갖는 게 보통이지만 올해만큼은 '사람 간 거리두기'가 더욱 절실하기 때문이다.
최원석 고려대 안산병원 감염내과 교수는 "수능 직후가 더 걱정이다. 많은 사람이 수능에만 집중하는데 수능 직후 긴장감이 떨어지고 사람들이 모이기 시작하면 방역 관리 측면에서 벗어나는 상황이 올 수도 있다"며 각별한 주의를 당부했다.
수능 직후 예정된 대학별 수시전형 논술·면접고사에 대한 걱정의 목소리도 나왔다.
기모란 국립암센터 교수는 "입시 과정에서의 면접과 논술 등이 남아 있는 만큼 학생들이 또 학원으로 몰릴 수 있다"면서 "좁은 공간에서 여러 사람이 모여 대화를 나누는 이런 상황은 위험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우려했다.
엄중식 가천대길병원 감염내과 교수 역시 "수능은 국가 단위의 큰 시험이지만 이후 논술과 면접 전형 등은 대학 단위의 행사"라면서 "비용과 인력이 많이 드는 문제인데 얼마나 잘 해낼 수 있을지 불분명하다"고 지적했다.
엄 교수는 아울러 "수험생 가운데 잠복기에 있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는데 만약 수능 이후에 확진됐다고 하면 수능 중 감염이냐, 아니면 이전에 이미 감염됐던 것이냐 등을 두고 논란이 생길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수능 이후의 상황을 우려하면서 대외 활동 자제와 방역수칙 준수를 당부했다.
그동안 코로나19 확산세를 억제하기 위해 각종 모임이나 외출을 자제해오던 분위기가 자칫 풀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의 심각한 유행 상황을 고려할 때 가족 간 외식도 위험할 수 있다는 게 정부의 판단이다.
이상원 중앙방역대책본부 역학조사분석단장은 이날 브리핑에서 "그간 힘들게 공부해 온 시간을 생각하면 오늘 하루만큼은 압박감을 털고 마음껏 즐기라고 하고 싶지만 지금 상황이 그렇지 못한 게 안타깝다"고 말했다.
이 단장은 "수능 이후에도 입시 전형이 계속되므로 애써 공부한 수험생의 수고가 헛되지 않도록 사회 구성원의 노력이 더욱 필요하다"며 "가급적 불필요한 모임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했다.
[이상규 기자 boyondal@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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