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의점이나 마트에서 편하게 사 마시는 먹는 샘물 제품의 몸통에 붙은 플라스틱 라벨이 사라질 전망이다. 환경부가 병 뚜껑이나 묶음 포장에만 먹는 샘물 정보를 표시해도 되게끔 관련 고시를 개정했기 때문이다. 환경부는 시범 사업을 통해 소비자 선호를 확인했다는 입장이지만 초기 소비자 혼란은 피하기 어려울 거라는 지적도 나온다.
환경부는 4일부터 '먹는샘물 기준과 규격 및 표시기준 고시'를 개정해 먹는샘물 용기의 자원순환 촉진을 위해 라벨(상표띠) 없는 먹는샘물의 생산 및 판매를 허용한다고 밝혔다.
시중에는 이미 라벨을 없앤 제품이 성황리에 판매되고 있다. 롯데칠성이 출시한 '아이시스 8.0 에코'가 대표적이다. 몸통에 붙이는 플라스틱 라벨을 제거함으로써 소비자가 생수를 마신 뒤에 라벨을 뜯는 번거로움을 줄여 재활용 편의성을 높였으며, 플라스틱 사용량도 소량 줄인 제품이다.
환경부 관계자는 "국내에서 소비되는 페트병 먹는샘물 제품이 44억개 이상"이라며 "라벨만 줄여도 연간 2460t의 플라스틱 사용량을 줄일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문제는 소비자 편의성과 플라스틱 사용량 감소 중 어느 쪽의 효과가 더 큰가이다. 환경부는 병 몸통 라벨을 없애고 병마개 라벨을 도입하면 병당 약 0.5g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하면 연간 1175t의 플라스틱 사용을 줄일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들은 구매하던 제품의 외관이 달라지고, 샘물의 수원지나 제품 성분을 확인하는 데 곤란을 겪을 우려가 있다.
이에 대해 환경부 관계자는 "이미 롯데칠성 등의 제품을 통해 소비자 반응을 확인했으며, 초기에는 성분을 보고 구매하더라도 갈수록 제품 브랜드를 보고 구매하기 때문에 국민들의 불편이 크지 않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송민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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