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스물스물] 코로나, 무관심, 부정활동…"대학교 총학 뽑기 참 힘드네"
입력 2020-12-03 11:33  | 수정 2020-12-10 11:36

※스물스물은 '20년대를 살아가는 20대'라는 의미의 신조어입니다. 사회 진출을 준비하거나 첫 발을 내딛고 스멀스멀 꿈을 펼치는 청년들을 뜻하기도 합니다. 매일경제 사회부가 대학생과 사회초년생 등 20대 독자의 눈높이에 맞춰 참신한 소식에서부터 굵직한 이슈, 정보까지 살펴보기 위해 마련한 코너입니다.
고질적인 취업난에 코로나19 확산까지 겹친 대학가에서 총학생회의 설 자리가 점점 좁아지는 모양새다. 총학에 대한 관심이 예전만 못한 데에다 선거 부정까지 벌어진 곳도 있어 총학 선출이 '그들만의 리그'가 되는 분위기다.
3일 대학가에 따르면 연세대는 총학 선거 기간을 연장한 끝에 차기 총학생회를 배출했다. 주요 대학 중 유일하게 2개 이상의 선본이 출마하며 한때 기대를 모았으나 투표율 50%를 달성하지 못 해 선거를 하루 연장해야 했다. 대학 총학 선거에서 투표율 달성 실패로 선거 기간이 연장되는 것은 이제 일반적인 일이 됐다. 올해 성균관대도 2일을 연장한 끝에 투표율 50%를 간신히 넘기며 새로운 총학을 구성할 수 있었다. 물론 선거 기간 연장이 총학 선출로 이어지는 것만은 아니다. 선거 기간을 연장해도 투표율을 못 채워 총학이 구성되지 않는 경우도 있다. 고려대는 2차 재선거에서도 투표율이 25.21%에 그치며 또 다시 선거가 무산됐다.
아예 후보 자체가 안 나온 학교들도 많다. 서울대, 한양대, 한국외대는 올해 후보 미등록으로 총학생회 선거 자체가 무산됐다. 서울대 총학 선거에 후보가 등록되지 않은 사태는 개교 이래 처음이다. 서울대는 작년에 후보자가 출마했으나 포스터 디자인 도용 문제가 불거지며 사퇴해 총학 선거가 무산된 바 있다.
이러한 세태의 가장 큰 요인으로는 총학에 대한 대학생들의 관심이 자체가 줄어든 점이 꼽힌다. 2010년대에 서울대 총학생회장을 지냈던 강기준(가명) 씨는 "학생회를 한다고 취업에 도움이 되는 것도 아니고 활동량도 생각보다 많아서 학점 등에서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며 "각자가 원하는 게 다양해진 사회에서 굳이 학생회가 아니더라도 동아리, 학회 등 역량을 쌓을 수 있는 수단이 많아진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대학 총학 선거는 투표 과정에서도 잡음도 발생하고 있다. 연세대 선본 'Maker'는 정책자료집 내 허위사실 기재, 입후보 구비서류 미비 등으로 선본 자격을 박탈당했다. 성균관대 선본 'S:Energy'도 선관위의 인준을 받지 않고 커뮤니티에 선본의 입장을 드러내는 게시글을 올려 경고 조치를 받았다.
비교적 총학에 대한 학생들의 관심이 높은 이화여대는 선거 기간 내에 51.9%의 투표율에 71.2%의 찬성이라는 결과를 냈지만 선거 무효가 선언됐다. 단독 출마한 선본이 허가받지 않은 자보를 붙였는데, 선관위가 이에 소극적인 징계를 내리고 해당 사실을 즉시 알리지 않아 선거 결과를 왜곡했다는 이유에서였다.
코로나19 사태는 총학 선거의 틀을 바꾸기도 했다. 최근 대학 총학 선거는 대부분 온라인 투표로 진행됐다. 오프라인 투표를 진행하던 홍익대 역시 교내 확진자가 발생하자 투표 방식을 온라인으로 변경했다.
[김형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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