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 기사는 12월 1일(15:50) '레이더M'에 보도 된 기사입니다]
오는 2025년까지 대체투자 시장을 주도하는 메가트렌드는 ESG와 디지털이 될 전망이다.
지난달 30일 글로벌 대체투자 전문 리서치기관 프레킨(Preqin)은 '대체투자의 미래 2025' 보고서를 통해 "사모펀드 매니저의 83%는 2025년에 ESG가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펀드매니저의 40% 이상이 5년 내로 디지털화를 통한 빅데이터를 도구로 사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다만 코로나19 이후로 저점 대비 상당 수준으로 올라버린 주가와 역사적인 낮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는 채권 금리는 대체투자 수요를 계속해서 끌어올릴 것으로 기대된다. 프레킨은 2025년경 전 세계 대체투자 시장 운용자산 규모를 17조1600억달러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데이브 로워리(Dave Lowery) 프레킨 리서치 총괄은 "미국, 일본, 독일, 프랑스, 영국 등 주요 선진국 중앙은행의 정책금리는 2025년까지 0.5% 미만으로 유지될 것으로 예상된다"면서 "저금리로 인한 자산배분이 대체투자 시장의 주요 성장동력이다"고 평가했다.
주목할 만한 부분은 최근 5개년 동안 설정된 빈티지 ESG 펀드의 평균 규모가 증가 추세를 이어가고 있다는 점이다. 2015년 6억5940만달러였던 평균 ESG 사모펀드 규모는 올해 들어 12억9020만달러로 거의 2배 가깝게 늘어났다. 연도별로 설정된 빈티지 펀드 수도 80~100개선을 유지하고 있다.
찰리 맥그레이스(Charlie McGrath) 프레킨 선임은 "최근 설문조사에 참여한 운용사(GP) 가운데 54%가 ESG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답변했다"면서 "80%의 설문 참여자가 2025년이면 ESG 투자관행이 지금보다 상당히 늘어날 것이라 내다봤다"고 밝혔다. 출자자(LP)들의 경우 58%가 ESG가 수익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고 응답했다.
두 번째 메가트렌드인 디지털은 이제 사모펀드의 포트폴리오 기업을 넘어 사모펀드가 일하는 방식에도 본격적인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프레킨의 설문조사 응답자의 42%는 앞으로 5년간 빅데이터 기술 등을 활용해 투자결정 및 출자자 보고 등을 수행하는 경우가 많아질 것이라 보고 있다. LP가 GP에게 더 많은 데이터 공유와 투명성을 요구하는 추세에서 GP들은 인공지능(AI)을 활용한 기업실사의 강화, 빅데이터 기반 투자 전략 실행, 탈중개화로 운용 비용 절감 등을 위한 치열한 경쟁을 벌일 전망이다. 일각에선 코로나19 이후 현장 실사가 불가능해지자 화상회의는 물론, 드론으로 실사를 수행하는 등 응용기술의 범위도 넓어지고 있다.
KPMG의 연구에 따르면 사모펀드는 기존 시스템에 디지털 기술을 연결시키는 방법을 우선 도입하는 경향이 있다. 소셜 미디어를 통해 피투자기업을 홍보하거나 새 투자 기회를 포착하기도 한다. 주요 고객에겐 실시간으로 투자 관련 데이터에 접근해서 리스크를 평가할 수 있는 플랫폼을 구현하기도 한다. 이 같은 디지털화 경쟁은 사모펀드 운용사간 수수료 경쟁과 비용 인하 압력도 가중시킬 전망이다.
이에 따라 코로나19 팬데믹 이후 양극화되는 사모펀드 시장에서 GP들의 생존 경쟁은 한층 뜨거워질 것으로 예상된다. 팬데믹 이후 기존에 LP와 관계가 있던 GP들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벌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연간 클로징 된 사모펀드 수는 1159개로 지난해 1830개 보다 감소했지만, 평균 사모펀드 규모는 4억4400만달러에서 4억8100만달러로 증가했다. 그랜드 머가트로이드(Grant Murgatroyd) 프레킨 선임은 "대면 회의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LP는 이미 관계를 맺고 있는 매니저에게 더 많은 금액을 투입하고, 새 매니저의 자금조달은 어려워질 것"이라고 덧붙였다.
[안갑성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