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한진칼 지분 40% 이상, 연말 `록업` 풀린다는데…
입력 2020-12-02 17:37 
대한항공의 지주사인 한진칼 지분 40% 이상이 연말 자체적인 록업(Lock-up·보호예수)에서 풀릴 위기다. 조원태 회장에게 반기를 들었던 3자연합(KCGI·반도건설·조현아 전 대한항공 부사장)의 주식매도금지약정이 올 연말까지이기 때문이다. 시장에 주식이 대량으로 쏟아질 수 있는 만큼 개인투자자들의 유의가 필요하다.
2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한진칼 지분 약 46.7%를 확보한 3자연합은 내년 초 정기주총을 염두에 두고 자체적으로 올 연말까지 주식매도금지약정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 연말이 지나면 3자연합 소유 지분이 시장에 나올 수 있다는 의미다.
IB 업계 관계자는 "3자연합은 지속적인 지분 매입으로 1대 주주에 올랐지만 이번 아시아나항공 인수 결정에 따라 산업은행이 유상증자로 들어오면서 다시 2대 주주가 될 상황"이라며 "수천억 원대 추가 지분 매입을 하지 않을 경우 1대 주주에 오르기 어렵고, 주식매도금지약정이 연말에 풀리면서 연합체가 위기를 맞을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증권 업계에 따르면 3자연합이 산업은행의 유상증자를 넘어 1대 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재차 2000억~3000억원대 지분 투자가 필요하다. 대신증권이 내놓은 '한진칼, 경영권 분쟁 사실상 종료' 보고서에 따르면, 이달 말 5000억원의 유상증자가 실행될 경우 산업은행은 10.7%의 지분을 확보하게 된다. 조 회장 측 우호 지분은 증자에 따라 36%대로 희석되지만 산업은행이 우호 지분으로 들어온다면 신주인수권부사채를 제외하고 지분이 47.3%가 될 전망이다. 3자연합은 증자에 따라 지분율이 40.4%로 하락하고, 신주인수권을 모두 전환하더라도 43%에 못 미칠 것으로 추정된다. 지분 경쟁을 통해 1대 주주에 오르기 위해서는 4.4%가량이 필요한 셈이다.
3자연합이 지분 경쟁을 포기할 경우 지분을 매각하는 것도 곤란하다. 지분 경쟁 탓에 주가가 고평가된 상황에서 대량 블록딜을 하기 어렵고, 국적항공사의 특성상 해외 투자자가 들어오는 것도 쉽지 않기 때문이다. 한진칼에 대한 증권사 목표주가 컨센서스는 3만2000원이다. 이날 한진칼 주가는 전일 대비 4800원(-6.59%) 떨어진 6만8000원을 기록했다.
한편 KCGI 측과 반도건설 등 3자연합체는 자체적인 주식매도금지약정 여부나 연장 여부 등에 대해 "확인해줄 수 없다"고 밝혔다.
[진영태 기자][ⓒ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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