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부상 등산객 1시간 업고 걸은 수퍼맨...알고보니 고양 소방관
입력 2020-12-02 11:56 
▲ 충남 계룡산 부상 등산객을 구조한 고양소방서 119구조대 순호기 소방교. <사진제공=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

지난달 충청남도 계룡산 관음봉 정상 부근에서 발목을 다친 20대 남성을 1시간 여 업어 구조당국에 인계한 남성이 고양소방서 119구조대에 근무하는 순호기 소방교(29)로 뒤늦게 확인됐다.
순 소방교는 쉬는날 체력단련차 계룡산을 찾았다 A씨를 구조했다.
2일 경기도북부소방재난본부(본부장 임원섭)에 따르면 A씨는 지난달 15일 오후 3시께 관음봉 정상 부근 등산로에서 발목 염좌 증상을 겪었다. 통증이 극심해 스스로 보행이 불가능한 상황이었다.
마침 그곳을 지나던 순 소방교가 A씨를 안정시킨 뒤 발목고정 등 응급처치를 했다. 인근을 순찰중이던 계룡산국립공원 직원에게도 안전사고 발생을 알려 충남소방본부 119상황실에 구조 요청이 접수됐다.

하지만 사고현장에서 가장 가까운 공주소방서 구조대가 도착하려면 1시간 30분이 소요되고, 인근에 헬기 착륙 지점이 없어 헬기 구조도 쉽지 않은 상황.
순 소방교는 구조가 늦어질 경우 저체온증 등에 빠질 수 있다고 보고 직접 구조에 나섰다.
자신의 배낭 고리를 이용해 A씨를 등에 업은 순 소방교는 1시간 여를 걸어 산악 헬기장 인근에서 공주소방서 구조대에 인계했다.
순 소방교는 "국민의 안전을 책임지는 소방관으로서 당연히 해야할 일을 했다"면서 "평소 비번 날이면 체력단련에 힘을 써왔는데 이번 구조에 도움이 됐다"고 말했다.
그가 근무하는 고양소방서 119 구조대는 북한산이 인접해 산악 출동이 잦다. 순 소방교는 평소 비번날이면 틈틈이 산에 오르며 체력을 관리해 왔다.
2015년 11월 소방관으로 임용된 순 소방교는 인명구조사 2급, 산악구조에 유용한 로프 액세스(Rope Access) 레벌 1 자격 등을 보유하고 있다.
지난해 8월 고양시 덕양구 토당동 다세대 주택 화재 당시 인명을 구조한 공로로 '라이프 세이버'에 선정되기도 했다.
[지홍구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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