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조은산 "文, 다른 말이라도…노무현·이명박은 숨지 않았다"
입력 2020-12-02 11:38  | 수정 2020-12-09 12:36

청와대 국민청원 '시무7조'를 통해 정부를 지적했던 진인(塵人) 조은산 씨가 2일 문재인 대통령을 향해 "사상 초유의 검란에 도대체 무엇하느냐"며 "최소한 침묵이 아니라면 다른 말이라도, 구구절절한 변명도, 궤변도 좋다"고 밝혔다.
조씨는 이날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故노무현 전 대통령의 '한미 FTA와 관련 대국민 담화'와 이명박 전 대통령의 '광우병 파동 관련 대국민 담화' 일부를 소개했다.
그는 "한미 FTA를 둘러싼 각계각층의 반발은 두 대통령에게 각자 다른 성질의 문제로 다가왔다. 그러나 해법은 같았다"며 "그들은 숨지 않았고 대립의 정점에 서는 것을 피하지 않았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이 두 개의 글을 빌려 '지도자의 자격'에 대해 말하고자 한다"며 "절망뿐인 세상에서도 누군가는 희망을 전해야 하며 거짓뿐인 세상일지라도 누군가는 진실을 밝혀야 하는데 나는 그것이 바로 지도자라 여긴다"고 평가했다.

이어 "이 두 개의 글이 그것을 증명한다"며 "이것은 진보와 보수를 떠나, 국민적 저항에 맞서 회피와 침묵으로 일관하기보다는 뿔을 들어 정면돌파를 선택한 어느 '남자들의 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정치적 손해를 감수하고 국익을 위해 악수를 둬야만 했던 '진정한 사나이'들의 저돌적 본능이 살아 날뛴다"면서 "(두 대통령의 담화문은) 무엇보다 당당하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왜 지도자가 되었는가. 왜 청와대에 있는가. 존재의 이유는 무엇인가. 국민의 부름에 어떻게 부응하는가. 지도자에게 던져진 수많은 질문들에 거리낌 없이 답하고 그 답을 타인에게 미루지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국민들이 원하는 것은 권위를 내던진 지도자의 진실한 목소리를 국민들은 원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한편, 앞서 고 노 전 대통령은 한미FTA협상 타결에 따른 저항이 거세자 2007년 4월 2일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한미 FTA는 시작 단계부터 우리가 먼저 제기하고 주도적으로 협상을 이끌어낸 것"이라며 "저 개인으로서는 아무런 정치적 이득도 없고 오로지 소신과 양심을 가지고 내린 결단, 정치적 손해를 무릅쓰고 내린 결단"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FTA는 정치의 문제도, 이념의 문제도 아닌 먹고사는, 국가경쟁력의 문제로 민족적 감정이나 정략적 의도를 가지고 접근할 일은 아니다"며 "정부도 국회에 나가 소상히 설명드리고 토론에 적극 응하도록 하겠다"고도 했다.
아울러 이 전 대통령 역시 광우병 촛불집회가 절정에 치닫자 2008년 6월 18일 2차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저는 대통령으로서 국익을 지키고 미래를 생각하지 않을 수 없기에 엄청난 후유증이 있을 것을 뻔히 알면서 그렇게 (미국산 쇠고기 수입 철회) 할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국민과 소통하면서, 국민과 함께 가겠으며, 국민의 뜻을 받들고 반대 의견에 귀를 기울이겠다"며 "처음 시작하는 마음으로 청와대 비서진과 내각을 개편하겠다"고 밝혔다.
[최현주 기자 hyunjoo226@mkinternet.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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