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광수 신임 은행연합회장이 1일 서울 중구 은행회관으로 첫 출근하면서 '디지털'과 'ESG'(환경·사회·지배구조)를 앞으로 은행권이 갖춰야할 덕목으로 제시했다.
김 회장은 이날 은행권이 처한 현실을 '해야 할 일은 많은데 갈 길이 멀다'는 뜻의 사자성어 '임중도원'으로 규정하면서 "디지털 은행으로의 전환과 친환경 은행으로의 진화는 생존을 위해 반드시 이뤄야할 사명"이라고 밝혔다.
이날 김 회장은 취임사를 통해 "은행권의 변화를 위해 조타수, 가교, 균형추로서의 다양한 역할을 흔들림 없이 실천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은행권이 당면한 위험요소로 유동성 과잉, 경제주체 부채 증가, 자산 버블, 제로금리, 저성장 등을 꼽았다. 김 회장은 "금융소비자보호 제도와 감독의 강화도 경영에 많은 부담으로 다가오고 있는데 슬기롭게 대처해야 하는 것이 은행이 직면한 중차대한 책무"라고 전했다.
이어 김 회장은 "밀레니얼 세대 중심의 인구축 이동, 비대면 디지털경제 확산, 기후변화 위기에 대응한 산업의 구조적 새판짜기는 거스를 수 없는 큰 변화의 바람"이라며 "그간 당연하게 받아들였던 금융의 본질과 역할에 화두를 던지고, 미래를 향한 담대한 여정을 시작해야 할 때"라고 덧붙였다.
또 그는 은행연합회 운영방향으로 신뢰, 안정, 전환, 진화를 제시했다. 김 회장은"고객과 은행 간에 벌어진 관점과 가치의 간극을 좁히고 고객의 가치를 높이며 서비스의 개인화 및 맞춤화 중심으로 채널, 인프라, 상품, 제도, 조직문화를 혁신해 나가자"고 밝혔다.
시중은행들을 향해서는 "손실흡수 능력, 경영효율화, 수익원 중심으로 경영의 노력을 다해달라"고 주문하고 "은행연합회는 균형 있고 공정한 제도적 경쟁 환경을 조성, 탄탄한 미래 성장기반을 구축하는데 전심 전력을 다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어 그는 "우리나라는 세계 8위의 글로벌 디지털 경쟁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은행의 디지털 전환은 느리다는 평가"라며 "디지털 전환의 역량, 기술, 생태계를 확장, 가속하는데 예산과 자원을 집중하는 한편 디지털 전환에 걸림돌이 되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적극적으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친환경 ESG 은행으로 진화해야 하고 은행의 글로벌 진출 전략과 사업모델도 일관성있게 추진해야 할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은행과 연합회가 당면한 과제를 하나씩 풀어나가는데 국회, 금융당국, 은행, 다른 협회와도 긴밀히 협조하고 필요한 목소리를 내겠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문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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