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투자프레임 4.0] 내년도 `바이 코리아` 기대감 커진다
입력 2020-11-23 17:43 
최근 들어 외국인 매수세가 무섭다. 지금과 비교되는 시기는 2008년 말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달러 약세와 경기 회복이 시작되던 2010년이다.
2010년 당시 외국인은 코스피에서 무려 21조원어치를 순매수했고, 그 영향으로 그해 코스피가 21.9%(1682.77→2051.00) 상승하며 주요 20개국(G20) 가운데 다섯 번째로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다. 2010년 한 해 동안 국내 증시에서 사들인 종목은 시가총액 1위 기업인 삼성전자를 포함해 현대자동차, 현대모비스, LG화학, 기아자동차, LG전자, NHN, 금융주 등 대부분 경기민감주에 집중돼 대형주 위주로 장세가 전개됐다.
2010년 당시 경험과 2021년 전망이 비슷할 것으로 예상되는 대목은 수출 회복과 그에 따른 기업 이익 증가다. 2010년 당시 수출 금액은 전년 동기 대비 28.6% 증가하며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고, 다른 나라에 비해 빠른 속도로 글로벌 경제위기를 극복했다. 품목별로는 반도체, 자동차, 석유화학 등 한국의 주요 수출 제품이 중심을 이뤘다.
2021년 역시 외국인 투자자의 'BUY KOREA' 가능성을 높게 보는 이유는 비슷하다. 첫째, 상대적으로 가격 부담이 높지 않다. 전 세계 증시 중 코스피 시총 비중은 2.0%로 직전 신고가를 기록했던 2018년 2.6% 대비 낮은 수준이다. 또 현재 2020년 명목 국내총생산(GDP) 전망치 대비 코스피 시총 비율은 0.88배 수준으로, 유사한 증시 구조를 보이고 있는 대만(1.92배) 등에 비해 낮다.

둘째, 달러 약세로 환차익 메리트가 존재한다. 원화 강세가 급격히 진행될 가능성이 낮다면, 코로나19 이후 시장이 주목하는 것은 환율 효과 약화보다는 절대적 수출 수요 회복이다. 10월 이후 원화 절상에도 외국인은 수출 회복에 대한 기대감을 투영해 전기전자, 화학 등 경기민감주를 매수하고 있다. 2013년 이후 환율 구간별 외국인 순매수 대금을 살펴보면 1060~1120원대 구간에서 외국인의 순매수 규모가 가장 컸다.
셋째, 이머징으로의 머니 무브가 시작됐다. 글로벌 경제 회복 기대감이 이머징 증시에 반영되고 있는 것으로 한국뿐만 아니라 인도 SENSEX, 대만 TWSE 등 주요 아시아 국가 증시가 연고점을 돌파하고 있다.
넷째, 기업 이익 추정치 상향과 경기 회복 진행이 예상된다. 국내 증시는 수출 회복에 힘입어 이익 상향 조정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진행 중이다. 2021년 코스피 연간 영업이익은 183조원으로 추정돼 전년 동기 대비 37% 이상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외국인의 'BUY KOREA'는 내년까지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2021년 경기 회복 전망과 외국인 매수 추세를 감안하면 한국 대표 우량주에 대한 장기 투자는 여전히 유망해 보인다.
[조용준 하나금융투자 리서치센터장][ⓒ 매일경제 & mk.co.kr,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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