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경찰 "부산 시그니엘 호텔 추락사, 현수막 업체·호텔 공동책임"
입력 2020-11-23 15:57  | 수정 2020-11-23 16:05
사고 현장 모습 / 사진=부산경찰청

부산 롯데 시그니엘 호텔 연회장에서 노동자가 현수막 설치 작업 중 추락해 숨진 사고를 수사한 경찰이 현수막 업체와 호텔 측에 사고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부산 해운대경찰서는 오늘(23일) 과실치사 혐의로 현수막 업체 직원 A씨와 대표 B씨, 롯데 시그니엘 호텔 직원 C씨를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습니다.

경찰은 호텔 연회장에서 현수막을 걸다가 추락해 숨진 노동자와 함께 작업을 했던 동료 A씨에게 리프트 전도 책임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당시 호텔 내부 폐쇄회로(CC)TV를 보면 숨진 노동자가 리프트에 올라가 작업을 하는 동안 A씨가 안전 지지대를 제거한 리프트를 이동시키려다가 리프트가 쓰러지는 장면이 나옵니다.


경찰은 현장에서 이런 사고가 발생한 데는 현수막 업체 대표 A씨가 제대로 관리 감독을 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판단했습니다.

또 현수막 업체 노동자들에게 리프트를 대여하면서 장비와 관련된 주의사항을 고지하지 않은 호텔 측에도 책임이 있다고 인정했습니다.

D씨 유가족 법률대리인은 "안전사고와 관련해 호텔 측 과실이 인정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는 경찰 수사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습니다.

경찰은 현수막 업체에 일감을 맡긴 연회장 행사 업체에는 사고 관련 책임을 묻지 않았습니다.

사고 당시 시그니엘 호텔 측은 연회장 행사 업체가 갑자기 현수막 설치 위치를 바꿨다는 취지로 주장했지만, 경찰은 사고 책임과는 연결하지 않았습니다.

경찰 수사와는 별개로 부산고용노동청도 산업안전보건법과 관련된 위반 사항이 있는지를 조사하고 있습니다.

지난달 30일 부산 해운대 롯데 시그니엘 호텔 연회장에서 대형 현수막을 설치하던 현수막 업체 노동자가 리프트에 올라가 작업을 하던 중 리프트가 쓰러지며 6m 높이에서 추락했습니다.

A씨는 뇌사상태로 병원에서 치료를 받다가 심장과 좌우 신장을 3명에게 기증하고 숨졌습니다.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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