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
숙성초밥·가성비 중식까지…대형마트 먹거리 매장의 진화
입력 2020-11-23 15:15 

'그로서리(식료품) 경쟁력 강화'를 내걸고 매장 리뉴얼에 한창인 이마트가 최근에는 구입하고 바로 먹을 수 있는 간편 먹거리 매장을 업그레이드하고 있다. 숙성초밥과 '가성비 양장피' 등 고급 먹거리를 잇따라 내놓아 고객들이 직접 매장으로 올 만한 이유를 만드는 전략이다.
23일 이마트에 따르면 이 회사가 매장 혁신 일환으로 상반기부터 최근까지 월계점, 성수점 등 11개 매장에서 리뉴얼해 선보인 델리(즉석 먹거리) 매장인 '키친 델리' 매출은 리뉴얼 전보다 평균 15% 늘었다.
키친 델리 매장은 마트 제일 안쪽에 있었던 기존과는 달리 고객들이 마트에 들어서면 바로 볼 수 있도록 매장 입구에 자리잡은 것이 특징이다. 요리용 식재료보다 바로 사서 먹을 간편 먹거리를 찾는 요즘 소비자들의 취향에 맞춘 것이다.
특히 먹거리 품질을 끌어올리는데 초점을 맞췄다. '싼 맛에 먹는다'는 인식이 강한 마트 초밥 구색에 프리미엄 숙성초밥을 추가한 것이 대표적이다. 국내산 천일염으로 절인 연어 순살을 다시마로 감싸 숙성시킨 연어초밥, 고급 일식집에서 주로 쓰는 섭씨 5도 이하 저온에서 3~4시간 숙성시킨 회로 만든 광어 초밥 등 프리미엄 초밥 2종은 7월 출시후 지금까지 약 21만팩이 팔려나갈 정도로 인기를 모으고 있다.

고급 중화요리를 집에서 간편히 먹는 콘셉트로 선보인 어메이징 양장피는 1만3980원의 저렴한 가격에 2~3인이 넉넉히 먹을 수 있는 푸짐한 양으로 가성비 양장피라고 불리며 반응이 좋다.
코로나19로 거세진 '홈술' 열풍에 맞춰 청양초 닭발, 모듬 곱창 등 새로운 안주류도 강화했다. 메이플 시럽을 소스에 사용한 메이플 갈릭 닭강정과 갈릭 윙봉 등 새 치킨먹거리 4종은 10월 출시 후 두달 연속 월 매출 2억원을 넘기는 히트상품으로 떠올랐다.
강릉 육쪽마늘빵, 크로플 등 흔히 백화점 식품관에서 찾아볼 수 있던 지역 맛집 먹거리 팝업스토어도 잇따라 선보였다. 현재 성수점 등에서는 최근 인기인 그래놀라 전문점 팝업을 운영 중이다. 건강식으로 인기인 그래놀라를 수제로 만들고 통견과와 메이플시럽, 꿀을 첨가해 영양과 식감을 높인 것이 장점인데 반응이 좋아 향후 이마트 전점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이마트에서는 이번에 선보인 새 간편 먹거리 매장을 '4세대 델리 매장'으로 분류한다. 1999년 이마트 구로점에 첫 선을 보인 1세대 매장은 튀김과 꼬치 같은 분식류만 팔았지만 2010년부터 도입된 2세대 매장은 대형마트 주고객인 4인 가족에 맞춰 두마리 치킨, 초밥 패밀리팩 등 대용량 상품을 팔고 구입 후 바로 먹을 수 있는 매장 내 공간도 마련하는 쪽으로 진화했다. 2015년에는 컵 닭강정, 반마리 치킨 등 소형먹거리와 함께 초밥으로 처음으로 내놓은 3세대 매장이 등장했고, 이후 먹거리 고급화에 초점 맞춘 4세대 매장이 출현한 것이다.
새로 바꾼 델리 매장의 반응이 좋은 만큼 이마트는 이번달 월배점과 목동점에 이어 연말까지 사상점, 고잔점 등 10개 점포의 델리 매장도 4세대 콘셉트로 전면 리뉴얼할 예정이다.
[김태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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