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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장혜진 "`기생충` 아카데미 수상 꿈만 같아…초심 잃지 않을 것"
입력 2020-11-23 07:00 
장헤진이 '기생충'으로 칸 영화제와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여한 일이 꿈만 같다고 했다. 제공|리틀빅픽처스

[매일경제 스타투데이 양소영 기자]
(인터뷰①에 이어) 장혜진은 봉준호 감독의 ‘기생충으로 지난해 칸 국제영화제와 올해 초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에 참석했다. ‘기생충은 칸 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아카데미에서는 작품상을 비롯해 4관왕에 오르며 한국 영화사를 다시 썼다.
장혜진은 내가 경험한 첫 영화제가 칸 영화제고, 첫 시상식이 아카데미였다. 시상식이 그렇게 재미있는 줄 몰랐다”면서도 지금도 꿈같다. 사진을 보고 나 다녀왔구나 싶다. 좋은 추억이고 행복한 추억이지만 선물로 놔두고 싶다. 계속 안고 가고 싶지 않다. 자꾸 되새김질하면 제 할 일을 못 할 것 같다”고 조심스럽게 말했다.
그러면서 내 할 일을 열심히 했지만, 아카데미는 정말 생각도 못 했다. 아카데미로 종지부를 찍은 느낌이다. 한바탕 소동 같기도 하다. ‘기생충이란 영화로 꿈도 못 꾸던, 내게 일어날 거라고 생각하지 못했던 일을 경험했다. 영화에서 보던 배우들이 눈앞에서 왔다 갔다 하니까 현실감이 없었다. 외국 배우들이 너희에게 투표했다고 하니까 감사했다”고 회상했다.
정말 기대도 못 했던 일이 일어났어요. ‘기생충 이후 시나리오 많아지긴 했어요. 제가 이렇게 많은 일을 하게 될 줄 몰랐죠. 제게 손 내밀어주는 게 감사해요. 1년에 300만 원도 못 벌 때도 있었고 오디션도 안 될 때가 많았죠. 지금은 먼저 같이 해보자고 하는 분들이 있으니까 그저 감사하죠. 몸이 열 개라도 됐으면 좋겠어요. 그러면 다 하고 싶은데 본의 아니게 거절해야 하니까 미안하기도 하고요. 다 할 수는 없지만, 내실을 다지면서 저의 길을 뚜벅뚜벅 걸어가고 싶어요.”
장혜진이 초심을 잃지 않고 오래오래 연기하고 싶다고 밝혔다. 제공|리틀빅픽처스

장혜진은 ‘기생충 이후 쏟아지는 관심에 행복하기도 하고 부담되기도 한다”고 솔직하게 고백했다. 이어 좋은 응원 글이 더 많지만, 악플도 달리더라. 그래서 조심스러워지기도 한다. 그래도 힘이 되는 건 후배들이 선배 덕에 다시 시작할 힘을 얻었다고 할 때다. 하루는 후배가 연기를 그만둘까 고민하다가 날 보고 용기를 냈다고 하더라.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털어놨다.
‘기생충 이후 장혜진은 영화 ‘우리집 ‘니나내나 ‘애비규환, 드라마 ‘사랑의 불시착 ‘계약우정 ‘출사표 ‘산후조리원 등 열일 행보를 펼치고 있다.
앞으로도 다양한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는 그는 차분한 연기도 해보고 싶다. 분량은 상관 없다. 애초에 시작할 때 내가 주인공 감이라는 생각은 안 해봤다. 주인공 해보고 싶은 마음이 없었냐고 하면 거짓말이겠지만, 어렸을 때부터 주제 파악을 잘했다. 내 역할의 분량보다는 무슨 말을 하고 싶은지, 악역을 맡더라도 이 작품이 무슨 말을 하는지, 아니면 이 역할이 무슨 말을 하는지가 중요한 것 같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계획이요? 평소 계획을 세우는 편은 아니에요. 저도 건강하고 가족도 건강하고 좋은 엄마, 좋은 배우로 여러분 곁에 가늘고 길게 남고 싶어요. 나의 이런 마음들이 사라지지 않았으면, 변하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악플을 봐도 웃어넘길 수 있도록 마음이 단단해졌으면 좋겠어요. 상처받는다고 마음을 닫으면 안 되니까요. 그러면 어떻게 사람에 대해 표현하겠어요. 초심을 잃지 않았으면 좋겠어요.”
skyb1842@mk.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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