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ATM기에 5만원권을 계속…출근길 경찰에 딱 걸린 보이스피싱
입력 2020-11-20 15:18  | 수정 2020-11-20 16:24
송금책 검거 현장 / 사진=부산경찰청

출근길에 나선 경찰이 우연히 보이스피싱 조직에 돈을 보내던 송금책을 목격해 현장에서 검거했습니다.

부산경찰청에 따르면 그제(18일) 오후 4시쯤 야간근무를 위해 출근하던 김종철 사하경찰서 다대지구대 팀장은 개인 업무차 사하구에 있는 한 은행에 들어갔습니다.

ATM 앞에서 순서를 기다리던 중 김종철 팀장 눈에 수상한 장면이 목격됩니다.

40대 A씨가 5만원권 지폐 한 장을 입금하더니 가방에서 계속 5만원권을 꺼내 여러 계좌에 입금하는 것입니다.


경찰 경력 30년의 김 팀장은 A씨가 보이스피싱 조직원이라는 생각이 직감적으로 들었습니다.

이를 수상하게 여기던 김 팀장은 A씨 주변으로 다가가 주변을 살피기 시작했습니다.

언뜻 본 휴대폰에는 계좌번호 여러 개가 적혀 있었고, A씨는 다른 사람 시선을 개의치 않은 채 계속 현금을 입금했습니다.

이후 입금을 모두 마친 A씨가 현장을 떠나려 하자 김 팀장이 막아섰습니다.

도주하려던 A씨를 계속 붙잡은 김 팀장은 그 자리에서 신속히 경찰에 연락해 추가 지원 요청을 했습니다.

덕분에 김 팀장은 현장에 출동한 경찰과 함께 A씨를 긴급체포할 수 있었습니다.

알고 보니 금융감독원 직원으로 사칭한 A씨는 40대 피해자를 만나 1천만 원을 가로챈 뒤 조직에 돈을 송금하던 참이었습니다.

당시 검거를 확인한 김 팀장은 즉시 은행 창구로 달려가 A씨가 입금한 계좌를 정지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은행 측 협조로 계좌는 다행히 바로 지급 정지됐고, 자칫 보이스피싱 일당 손에 들어갈 돈은 인출이 중지됐습니다.

경찰은 A씨를 상대로 수사한 결과 추가 범죄 5건, 피해액 1억 원 상당을 확인했고 이에 구속영장을 신청할 계획입니다.

경찰 관계자는 "정년 3년을 채 남기지 않은 김 팀장의 신속한 판단과 조치로 용의자가 검거될 수 있었다"며 "피해금은 무사히 피해자 품으로 돌아갈 예정"이라고 말했습니다.

용의자 확인하는 경찰 / 사진=부산경찰청


[MBN 온라인뉴스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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