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문의 백색가루…알고보니 천억원대 가짜 성기능 의약품 원료
입력 2020-11-20 14:15 
20일 인천본부세관 직원들이 압수한 가짜 성기능 의약품과 원료 등을 진열하고 있다. [사진제공=인천본부세관]

1000억 원대 가짜 성기능 의약품 원료를 중국에서 밀수입한 일당이 세관에 적발됐다.
인천본부세관은 가짜 성기능 의약품 원료 480kg을 밀수입해 불법 의약품을 만들어 판 혐의(관세법 위반 등)로 밀수 통관책 A씨(56), 국내 제조·유통책 B씨(50), 제조책 C씨(51) 등 4명을 붙잡아 2명을 구속했다고 20일 밝혔다.
A씨 등은 2018년 3월부터 지난 10월까지 완제품 형태의 가짜 비아그라, 씨알리스외에 분말 원료인 실데나필 300kg, 파다라필 30kg, 리도카인 150kg을 밀반입해 가짜 제품을 만든 뒤 시중에 유통한 혐의를 받고 있다.
이들이 밀수한 실데나필은 비아그라 300만정, 타다라필은 시알리스 150만정, 리도카인은 사정지연제 97만개를 제조할 수 있는 분량으로 정품 시가 기준 1100억원 상당이라고 세관은 밝혔다.
세관은 주거지와 비밀창고를 압수수색해 이들이 보관 중이던 불법의약품 22만정, 가짜 성기능 의약품 원료 323Kg, 사정지연제 제조용 기계 1대, 전자저울 1점 등을 압수했다.
1000억원대 가짜 성기능 제품 제조 유통 범죄 흐름도. [사진제공=인천본부세관]
세관에 따르면 A씨 등은 역할을 분담해 조직적으로 밀수·제조·유통 범죄에 가담했다.
A씨는 지난 8월 가짜 성기능 의약품 원료 324kg을 국내로 반입하면서 세관에 조화(인조꽃)로 허위 신고를 했다 덜미를 잡혔다. B씨는 밀수한 성기능 의약품 원료와 국내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전분을 섞어 캡슐 형태의 발기부전치료제를 만들고, 가짜 비아그라를 정밀 포장해 정품으로 둔갑시켰다. C씨는 인적이 드문 경북 구미시 고아읍 시골 농가 비밀 작업장에 사정지연제 제조기계를 설치해 놓고 B씨가 공급한 리도카인을 원료로 프로코밀 크림, 두즈 스프레이를 만들어 B씨에게 납품한 것으로 확인됐다. 유통책 D씨(47)는 성인용품 쇼핑몰을 운영하며 B·C씨가 만든 가짜 의약품을 전국 성인용품점에 유통시켰다.
인천본부세관이 압수한 비아그라 원료 실데나필. [사진제공=인천본부세관]
인천본부세관은 "이들은 최근 중국 공안이 가짜 성기능 의약품 제조 공장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자 국내로 원료를 밀수입해 제조·유통을 일삼았다"면서 "가짜 비아그라, 시알리스, 사정지연제 뿐만 아니라 효능, 위험성 등이 검증되지 않은 15종의 가짜 성기능 의약품도 밀수·유통한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지홍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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