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의암호 사고, 무리한 작업지시 또는 묵인해 빚어진 참사
입력 2020-11-20 12:58 
사고 당시 환경감시선이 먼저 전복된 경찰정으로 접근하는 모습. [사진제공=춘천시]

강원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사고 경위를 수사해 온 경찰이 춘천시 공무원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검찰에 넘겼다. 특히 경찰은 사고 당시 춘천시와 수초섬 관리업체가 무리한 작업을 지시했거나 이를 묵인했다고 봤다.
강원지방경찰청과 춘천경찰서 형사들로 구성된 '의암호 조난사고 수사전담팀'은 20일 춘천시 공무원 6명과 수초섬 관리업체 관계자 2명 등 8명을 업무상 과실치사상 혐의로 기소 의견을 달아 검찰에 송치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부실한 인공 수초섬 임시 계류조치와 안전조치 미흡, 악천후·댐 방류 등 위험 상황에서 무리한 부유물 제거 및 인공 수초섬 유실 방지작업, 책임자들의 적극적인 작업 중지 지시나 철수 명령이 없었던 점 등 업무상 과실이 복합적으로 작용했다고 판단했다.
경찰은 수사 과정에서 춘천시 등이 희생자들에게 수초섬 고박 작업을 지시했다는 확실한 증거를 찾지 못했다. 다만 사고 직전 춘천시 공무원들과 수초섬 관리업체 직원들이 만난 뒤 작업이 이루어진 점 등에 비추어 정황상 지시가 있었거나 위험성을 알면서도 이를 묵인했다고 판단했다.

경찰 관계자는 "이번 수사 결과를 고용노동부 등 관계기관과 공유하고, 사고 재발 방지를 위한 엄정한 안전관리대책 마련을 촉구하겠다"고 말했다.
사고는 지난 8월 6일 오전 11시 34분께 춘천시 서면 의암댐 상부 500m 지점에서 발생했다. 당시 인공 수초섬을 고박 작업에 나선 민간 고무보트와 춘천시청 환경감시선, 경찰정 등 선박 3척이 전복되면서 배에 타고 있던 7명이 실종돼 1명이 구조되고 5명은 숨진 채 발견됐다. 실종자 1명은 아직 가족의 품으로 돌아오지 못하고 있다.
[춘천 = 이상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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